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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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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어마무시하게 재미있는 뇌 과학의 역사책! 이 책 한 권으로 마음과 정신을 탐구해온 인류의 발자취를 함께 따라가 보시길 바란다” -정재승(뇌 과학자)

선사시대에서 현대까지 인간은 뇌를 어떻게 이해해왔는가?
뇌에 관한 놀라운 발견들을 담은 지적 탐구의 결정체

맨체스터대학교의 생명과학부 교수이자 동물학자인 매튜 코브는 이 책에 선사시대에서 21세기에 이르기까지, 생각과 마음의 기원을 탐색하는 뇌 과학의 방대한 역사를 담았다. 이 책에서 그는 뇌 과학의 역사를 과거와 현재, 미래로 나누어 우리가 뇌에 대해 알게 된 사실을 시대순으로 정리하며, 인류가 뇌를 이해하는 방식의 변천사와 빛나는 통찰을 지적일 뿐만 아니라 유머러스하게 풀어낸다. 이 책은 ‘우주에서 가장 불가사의한 물체’인 뇌에 관한 지적 탐구서일뿐 아니라 미래의 뇌 연구를 위한 중요한 한 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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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추천의 말
들어가는 말

과거
1 심장 ─ 선사시대에서 17세기까지
심장과 뇌 사이에서 고뇌한 고대 철학자들│중세의 지식인들, 인간의 마음을 해부하다

2 힘 ─ 17세기에서 18세기까지
뇌는 기계장치인가│사유하는 물질을 둘러싼 철학적 논쟁들│뇌와 신체의 연결고리를 찾아서│18세기 독자를 사로잡은 금서, 《인간기계론》

3 전기 ─ 18세기에서 19세기까지
동물 전기 실험으로 감각의 근원을 파헤치다│인체로 옮겨온 전기자극 실험│신경의 활동 속도를 측정하다│‘배터리 이론’으로 탐구한 인간 마음의 원리

4 기능 ─ 19세기
뇌 기능은 국재화되어 있는가│ ‘브로카 영역’과 ‘베르니케 영역’의 발견│19세기의 비윤리적 실험과 위대한 발견들

5 진화 ─ 19세기
마음은 자연선택의 결과다│ 인간은 의식을 가진 기계인가

6 억제 ─ 19세기
몸과 마음을 통제하는 뇌│신경계 구성 요소에 관한 가설들

7 뉴런 ─ 19세기에서 20세기까지
신경세포설의 등장│뇌 기능 이해를 위한 구조적 틀│뇌 속의 특별한 연결, 시냅스

8 기계 ─ 1900년대에서 1930년대까지
신경계를 모방한 기계들│생리학계의 가장 위대한 업적, 뉴런의 반응 측정│신경 부호의 존재, 뇌에 수학적 사고를 도입하다

9 제어 ─ 1930년대에서 1950년대까지
신경 구조에 알고리즘을 도입하다│뇌의 연산 작용과 튜링 기계│인간의 뇌를 흉내 낸 기계들│마음의 본질을 찾아서

현재
10 기억 ─ 1950년대부터 오늘날
돌아온 국재화 논쟁│뇌 과학 역사상 가장 유명한 환자│실수로 발견한 머릿속 지도│기억의 매커니즘

11 회로 ─ 1950년대부터 오늘날
‘할머니 세포’를 둘러싼 논란들│커넥톰의 탄생과 뇌 회로도 완성을 위한 분투│뇌 지도에 담길 미래 │구더기의 뇌를 구성하는 1만 개의 뉴런

12 컴퓨터 ─ 1950년대부터 오늘날
뇌 안의 얼굴 인식 네트워크│딥러닝 네트워크와 인간의 능력 차이│휴먼 브레인 프로젝트│뇌-컴퓨터 인터페이스의 진보

13 화학 ─ 1950년대부터 오늘날
신경전달물질, 뇌의 풍부한 화학적 세상│정신질환을 대하는 새로운 접근법의 등장│정신건강을 설명하는 유전자가 있을까

14 국재화 ─ 1950대부터 오늘날
더 선명한 뇌 촬영은 가능한가│혼란 속의 국재화 이론│거울뉴런의 등장과 인간 뇌의 놀라운 가소성

15 의식 ─ 1950년대부터 오늘날
뇌가 나뉘면 마음도 분리될까│의식을 만드는 뇌 부위 연구에 몰두한 신경과학자들│인위적으로 의식을 조종할 수 있을까│의식을 향한 과학적 접근

미래
뇌와 마음의 경계를 가를 수 있을까│뇌의 생물학적 연구가 중요한 이유│뇌를 이해하기 위한 미래의 다양한 시나리오

감사의 말
후주
그림 출처
찾아보기이 책은 지금은 잊힌 이들을 포함하여 뛰어난 천재들이 어떠한 과정을 거쳐 뇌가 생각을 만들어내는 기관이라는 사실을 규명하고 본격적으로 뇌의 기능을 증명하기 시작했는지, 그 수백 년간의 발견에 관한 이야기다. 더불어 뇌가 무엇을 하는지 알아내기 위해 노력하며 발견한 굉장한 사실들과 이 같은 통찰을 이끌어낸 기발한 실험들을 소개한다.
--- p.19

이 책은 신경과학의 역사가 아니며, 뇌 해부학이나 생리학의 역사도, 의식에 관한 연구의 역사도, 심리학의 역사도 아니다. 이러한 내용을 일부 담고 있기는 하지만 내가 이야기하는 역사는 두 가지 측면에서 조금 특별하다.
첫째, 나는 뇌가 무슨 일을 어떻게 하는지를 둘러싼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다양한 생각을 실험적 근거에 초점을 맞추어 이야기하고자 한다. 이는 개별적인 분과 학문의 역사를 들려주는 것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또한 ‘실험적 근거’는 이 책이 인간의 뇌만을 다루는 것이 아님을 의미한다. 포유류건 아니건, 다른 동물의 뇌도 인간의 머릿속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이해하는 데 실마리를 제공했다.
--- p.22

이 같은 관점에서 보면 구성하는 세포의 수가 수백억 개이고 마음이라는 신비로운 감각을 만들어내는 믿을 수 없는 기이한 능력을 갖춘 인간의 뇌를 제대로 이해하는 일은 도저히 실현 불가능한 꿈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과학은 이러한 목표를 이룰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며 결국은 이루어내고야 말 것이다.
--- p.27

아리스토텔레스는 심장은 우리가 감정을 느끼는 동시에 활동량이 변화하지만 뇌는 아무리 보아도 별로 하는 일이 없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심장은 우리가 다양한 감각을 느끼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혈액의 원천인 반면 뇌는 자체적으로 혈액을 전혀 담고 있지 않다고도 주장했다. 나아가 그의 주장에 따르면 심장은 모든 대형 동물에게 있지만 뇌는 고등동물들만의 전유물이다. 마지막으로 차갑고 움직임이 없는 뇌와는 달리 온기가 있고 움직임이 있다는 사실이야말로 심장이 생명의 핵심 요소를 지니고 있는 증거라고 덧붙였다. 뇌와 생각 사이의 연결성을 증명해줄 어떠한 실질적인 근거도 없었으므로 아리스토텔레스의 논리적인 주장은 당대 사람들에게 코스 의학전문학교에서 제작한 문헌들만큼이나 타당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뇌와 심장 중 무엇이 생각의 근원인지는 더 다툴 여지도 없었다. 지구 곳곳에서는 계속해서 전과 다를 바 없는 삶이 이어졌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여전히 생각은 심장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 pp.44~45

인간이 사고하는 데 있어 뇌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이해하기 위한 이 모든 시행착오는 사상가들이 심장이 아닌 뇌가 핵심 기관임을 깨닫는 과정이 결코 어느 한 순간의 ‘뇌 중심적 통찰’에 의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누가 보더라도 심장에 비해 훨씬 복잡하게 생긴 뇌의 특성은 생각과 감정이 뇌에 위치해 있으리라는 점을 강력하게 시사했지만, 관습의 무게와 일상 속 경험의 힘 탓에 16세기와 17세기의 가장 위대한 사상가들조차 이와 전혀 상반되는 관념을 지닐 수밖에 없었다.
--- p.60

사유하는 물질을 둘러싼 18세기의 논쟁에 가장 악명 높은 의견을 더한 인물은 또 다른 부르하버의 학생, 프랑스인 쥘리앵 오프루아 드 라 메트였다. 1747년, 라 메트리는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물질의 작용으로 설명할 수 있다며 인간의 마음과 육체를 바라보는 새로운 방식을 제시하는 《인간기계론》이라는 문헌을 발표했다. 라 메트리는 “영혼의 모든 능력은 뇌 및 전신의 특정 조직 구조에 너무나도 많이 의존하고 있어서 그 조직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의 관점에서 사유하는 물질은 실존하며, 그것이 바로 뇌였다.
--- p.84

19세기 초엽, 알디니는 여러 유럽 도시를 돌며 일련의 섬뜩한 실험들을 진행했으니, 바로 볼타의 배터리를 사용해 전기가 동물의 몸, 특히나 인간의 사체를 움직이게 만드는 힘이 있음을 보여주는 충격적인 실험이었다. 그중 가장 널리 알려진 사건은 1803년 1월 런던에서 아내와 아이를 수로에 빠뜨려 죽인 혐의로 한 시간 전에 교수형을 당한 조지 포스터의 시신을 대상으로 했던 것이었다. 영국왕립외과대학의 몇몇 의사들이 보는 앞에서 알디니가 사체의 머리에 전극을 부착하자 포스터의 왼쪽 눈이 떠지고 얼굴이 일그러졌다. 「타임스」에는 다음과 같은 짤막한 기사가 실렸다. “이후 이어진 절차에서는 오른손이 번쩍 들어 올려져 주먹을 꽉 쥐었으며 다리와 넓적다리가 움직였다. 무지한 목격자들에게는 이 비참한 남자가 금방이라도 다시 생명을 되찾으려는 것처럼 보였다.”
--- p.104

비록 뇌의 기능을 이해하는 데는 물론 컴퓨팅의 역사에도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했고 극소수의 역사학자를 제외하고는 스미를 기억하는 이가 없지만, 인간의 사고를 기계적 활동으로 표상하려고 했던 그의 야심만은 주목할 만하다. 그는 뇌와 마음, 전기적 활동이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의견을 받아들여 뇌가 사유하는 물질이라면 기계 또한 사유할 수 있거나 적어도 뇌와 같은 방식으로 기능할 수 있다고 자신만만하게 주장했다. (.…) 19세기 중반에 이르자 뇌의 구조가 기능 그리고 인간의 성격과 관련되어 있을지 모른다는 가설이 대중들의 마음속에 깊이 뿌리내리게 되었다.
--- p.121

흥미를 느낀 페리어는 게이지의 사례를 재검토했다. 그리고 20년 전 게이지를 돌보았던 의사 존 할로John Harlow가 1868년 보고서에 간략하게 기록한 사고 전후 게이지의 행동 양상에 관한 사소한 정보를 읽고 큰 충격을 받았다. 게이지가 “가장 효율적이고 유능한 현장감독”에서 이른바 “변덕스럽고 부적절한 행동을 일삼으며 이따금씩 제멋대로 아주 무례한 욕설을 퍼부어대는” 사람으로 변해버렸고, 지인들이 그를 두고 “더 이상 게이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묘사들은 지금은 게이지의 사례를 소개할 때면 으레 따라붙는 이야기가 되었지만 페리어가 알아차리기 전까지는 어느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야기의 출처와 신빙성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사건이 있고 나서 수십 년 뒤에나 세간에 알려진 이 모호하고 지극히 일화적인 설명만이 게이지의 성격이나 행동에 무언가 변화가 있었음을 암시하는 유일한 자료였지만 이는 페리어가 확신을 얻는 충분한 계기가 되었고, 그는 이제 사고 후 “게이지가 더 이상 게이지가 아니었다”는 주장과 더불어 게이지가 다른 사람들하고 좀처럼 잘 어울리지 않으며 충동적인 성향이 강해졌다는 진술이 핵심인양 강조하기에 이르렀다.
--- p.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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