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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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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니는 MSG가 망막뿐만 아니라 뇌에도 영향을 미치는 독소라는 점을 밝혀냈다. 동물들의 뇌를 검사해보니, 단 한 번의 MSG 투여로 뇌에서 중요한 부위이자 특수 세포인 시상하부가 파괴된 것이다.
올니 박사의 실험 결과에 사람들은 경악했다.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아기들이 MSG와 HVP가 다량 함유된 유아 식품을 먹고 있었기 때문이다. 유아 식품에 첨가된 농축물인 MSG는 사실상 동물 실험에서 뇌 손상을 일으킨 물질과 같은 것이었다. 아울러 이러한 일련의 실험에서 미성숙한 동물은 성체보다 MSG의 독성에 훨씬 취약하다는 사실이 공통적으로 드러났다.
그런데도 식품 제조업자들은 계속해서 엄청난 양의 흥분 독성 첨가물을 유아 식품을 포함한 온갖 종류의 식품에 첨가했다. 미국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FDA에서도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 분야를 이끈 연구자 중 한 사람인 올니 박사는 위험성을 전혀 모르고 있는 어머니들과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뭔가를 해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먼저 유아들이 겪게 될 실질적인 위험을 FDA에 알리고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하지만 FDA는 이를 거부했다. 그리하여 MSG는 유아 식품에 첨가해서는 안 되는 위험한 화합물이라는 사실을 일반에 공개하기로 결심한 그가 의회 위원회 앞에서 증언을 하고 난 후에야 식품 제조업자들은 MSG를 유아 식품에서 빼기로 합의했다.
또 다른 흥분독소 첨가물은 인공 감미료인 뉴트라스위트(NutraSweet)다. 1969년 위궤양 치료제로 아스파탐이라는 화합물을 연구하던 제임스 슐래터는 책장을 넘기려고 우연히 엄지손가락을 혓바닥에 댔다. 그 순간 엄지손가락에 묻어 있던 그 화합물의 강력한 단맛에 깜짝 놀랐다. 이 뜻밖의 발견으로 1988년에만 7억 3600만 달러의 단일 매출을 올리는 사업이 시작되었다. 뉴트라스위트 제조사인 G. D. 설은 1989년 《포춘》 선정 500대 기업 중 9위에 오르기도 했다.
실험동물에게 뇌종양을 유발하고 간질, 두통을 일으키는 등 안전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FDA는 이것을 인공 감미료로 승인했다. 그러자 판매가 급증했다. 뉴트라스위트 제조사는 첫 3년 동안 광고료로 무려 6000만 달러를 썼다. 실제로 이 화합물의 40퍼센트는 흥분 독성 아스파르트산으로 이루어져 있다. 아스파르트산 역시 글루탐산처럼 뉴런을 손상시킬 수 있는 강력한 신경 독소인데, 바로 이 뉴트라스위트가 수많은 다이어트 식품과 음료에 쓰인다. 액체 형태의 흥분독소가 고체 형태보다 뇌에 훨씬 해롭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흥분독소의 부정적 영향에 노출되는 것은 비단 어린 아이들뿐만이 아니다. 흥분독소는 성인, 특히 고령층에 파킨슨병, 알츠하이머병, 헌팅턴 무도병, 루게릭병을 비롯한 여러 가지 신경 계통 희귀 질환을 일으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증거가 계속해서 드러나고 있다. 이 모든 질병의 공통점은 흥분독소에 민감한 뇌세포를 서서히 파괴한다는 것이다. 글루탐산을 전달 물질로 사용하는 뉴런은 이렇게 다량의 글루탐산 때문에 파괴되는가 하면, 다른 전달 물질을 사용하는 뉴런은 제 역할을 못하게 된다.

음식에서 나오는 흥분독소가 이러한 장애의 원인이라는 증거는 거의 없지만, 병을 악화시키고 예민한 체질일수록 병에 더 취약하다는 증거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 과학적 근거가 너무나 뚜렷하기 때문에 흥분 독성 식품 첨가물이 그러한 병을 더 빨리 유발하고 악화한다는 가능성을 무시할 수는 없다.
뇌 속 흥분독소의 축적과 관련한 신경 계통 질병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예컨대 뇌졸중이나 뇌 손상, 저혈당성 뇌 손상, 발작, 편두통, 저산소성 뇌 손상, 심지어 에이즈성 치매까지도 흥분독소로 인한 손상과 연관이 있다. 선천적으로 특정 뇌세포의 대사에 장애가 있는 사람은 흥분독소로 인한 손상에 특히 더 취약하다는 증거도 있다.

이 책의 목적
조미료 혹은 감미료로 식품과 음료에 첨가하는 흥분독소의 위험을 알리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다. 흥분독소는 배아에서 성인에 이르기까지 모든 단계에서 우리의 신경계를 훼손한다. 뇌는 정상적인 상황에서도 흥분독소를 신경 전달 물질로 사용하며, 흥분성?억제성 화학물질이 정교한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이 균형이 깨질 때 신경계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
흥분독소의 해로운 영향은 겉으로는 아무런 증상 없이 발생한다. 흥분독소를 섭취한 어린이는 아프거나 구토를 하지도 않으며, 부모가 뭔가 잘못되었다고 느낄 만한 어떤 이상 행동도 하지 않는다. 독성을 일으킬 만한 용량의 MSG를 투여한 새끼 실험동물들도 정상적인 행동을 한다. 하지만 그 실험동물의 뇌를 현미경으로 관찰해보면 시상하부의 핵심적인 뉴런들이 영구적인 손상을 입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요컨대 ‘침묵의 병변’이라 할 만하다.
MSG를 섭취한 후 사람의 혈중 글루탐산 농도는 원숭이보다 20배, 쥐보다 5배나 높다. 이런 종류의 뇌 손상에 가장 민감한 동물로 알려진 쥐보다 사람이 5배나 더 취약하다는 얘기다. 게다가 사람은 글루탐산을 몇 배나 더 농축한 상태로 훨씬 더 오랫동안 유지하므로 뇌가 독성에 계속 노출될 수밖에 없다.
어린이와 관련해 가장 불안한 것은 흥분독소에 노출되어 발생한 손상이 당시에는 아무런 증상도 일으키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러나 동물이(혹은 사람이) 성체가 되면(사람의 경우엔 청소년 또는 성인) 그 손상은 내분비 장애, 학습 장애(자폐증, 집중력 결핍, 난독증), 정서 장애(폭력적 경향, 정신분열증, 망상증)로 나타난다. 수많은 유아와 소아가 부모들이 전혀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 엄청난 위험에 처해 있는 것이다.

업계의 반발
MSG는 주기적으로 의료 집단, 학계, 소비자 단체로부터 비판을 받아왔다. 그러나 이는 흥분독소 조미료가 이미 어마어마한 사업이 되어버린 후였다. MSG와 가수분해 식물 단백질의 일차 제조업체인 아지노모토사는 수많은 미국 내 식품업계와 관계를 맺고 자사의 이익을 위해 글루탐산 협회를 출범했다.
이 연대의 목적은 MSG 사용을 보호하고 촉진하는 것뿐만 아니라 MSG의 위해성을 지적하는 사람들을 공격하는 것이다. 그들은 MSG의 안전성에 관한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는 곳에는 어디든 자기들의 과학자를 투입했다. 대부분의 경우 소비자를 대변하는 사람들은 식견이 있는 편이지만 순수?응용 화학자들이 전문 용어로 자행하는 맹렬한 공격을 견뎌낼 만한 과학적 배경 지식은 부족했다.
업체들은 더 나아가 과학자들을 고용해 의문스러운 제품에 대한 안전성 연구를 수행하기도 했다. 이들은 순전히 G. D. 설사와 국제 글루탐산 기술위원회(글루탐산 협회의 산하 단체)에서 자금을 지원받아 연구를 수행했다. 전적으로 회사를 위해 일하기도 했다. 이런 연구가 중립적일 수 없음은 명백하다.
10억 달러가 넘는 돈이 위태한 지경에 이르자 글루탐산 협회는 비판적인 학자들에게 위협적이고 무자비한 공격을 가했다. 이럴 경우 우리는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정부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데, 정부 기구조차 그들이 규제해야 할 기업의 시녀가 되기도 한다는 것이 문제다. FDA의 사례처럼 말이다.
글루탐산 협회는 FDA와 매우 긴밀한 협조 관계를 맺고 있다. MSG나 가수분해 식물 단백질의 안전성에 의문이 제기되면 FDA는 증언을 명목으로 글루탐산 협회를 초청한다. 만약 FDA가 전혀 왜곡되지 않은 관점을 원한다면 제조사나 MSG를 사용하는 업계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과학자들의 견해를 구해야 할 텐데, 그렇게 하지 않는다. FDA는 100퍼센트 순수한 MSG를 함유하지 않는 한 ‘글루탐산나트륨’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아도 될 뿐 아니라 MSG를 함유한 제품이 다른 식품의 성분에 들어갈 경우 굳이 MSG가 포함되었다고 표시하지 않아도 되게 식품 원재료 표시 방법을 개정해주었다.
슈워츠 박사는 성분 표기에 ‘향신료’, ‘천연향’, ‘착향료’라고 기재한 경우 30∼60퍼센트는 MSG를 함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러나 이런 중요한 정보에 대한 소비자의 알 권리는 철저히 배제되고 있다. 우리가 유일하게 선택할 수 있는 것이라곤 성분을 숨기고 표기하지 않은 모든 식품을 먹지 않는 수밖에 없다. 그런데 대부분의 식품은 하나 이상의 흥분독소 조미료를 포함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감시 기관인 FDA는 무엇을 해야 할까
첫째, 제조사에 MSG나 가수분해 식물 단백질을 포함한 모든 첨가물에 대한 내용을 요구해서라도 성분 정보를 신뢰할 수 있게끔 해야 한다. 둘째, 이런 첨가물의 안전성에 대한 과학적 증언을 업계와 무관한 학자들에게 들을 수 있도록 공청회를 열어야 한다.
FDA가 이런 모든 첨가물의 사용을 금지시켜야 할까? 이것은 논쟁의 여지가 있는 문제다. 자유주의자들은 반대할 것이고 소비자 대표들은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말할 것이다. 오늘날 일반 대중에게 공개된 정보는 극히 적다. 따라서 실제로 필요한 일은 소비자가 현안에 대해 합리적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공개 토론을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우리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
첫째, 가장 중요한 일은 흥분독소가 들어 있는 음식을 피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식품 성분 표기를 읽고 이해하는 능력뿐 아니라 그럴 의지 또한 있어야 한다. 둘째, 흥분독소의 해로운 영향을 중화하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항산화 비타민, 미네랄, 마그네슘, 분지 사슬 아미노산, 아연 등은 다양한 보호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주로 일반 대중의 눈높이에 맞춘 이 책은 의학 및 생물학 전문가에게도 유익하다. 저자가 언급한 내용이 정확한지 확인하고 싶거나, 더 자세히 알고 싶은 독자들을 위해 주에 참고문헌을 꼼꼼히 실었다. 논쟁 중인 각 분야를 총망라한 연구 자료라고 할 수는 없지만, 각각의 사례에는 최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인용했다.
이 책의 첫 번째 장은 중추신경계 용어나 흥분 독성 손상과 관련한 각종 질병 및 증세를 설명하는 데 사용하는 용어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를 배려한 장으로, 다른 장을 읽다가 첫 장으로 돌아가 용어를 참조할 수 있게 편집했으며, 빠른 참조를 위해 용어 설명도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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