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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year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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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왜 두 교황은 《세상의 주인》을 추천했을까? - 콜린 오브라이언(미국 가톨릭 주교회 공보실 실장)
서문
프롤로그

제1권 강림
제2권 대결
제3권 승리

부록 1 지금 우리가 걷고 있는 길을 따라간다면 세상은 어떻게 될까? :
《세상의 주인》의 문학적 의미- 마크 보스코(조지타운 대학교 영문학과 교수)
부록 2 진정한 세상의 주인은 과연 누구인가? :

《세상의 주인》은 단순히 시기만 앞선 작품이 아니라 실제로 《1984》나 《멋진 신세계》《반지의 제왕》,《나니아 연대기》등이 탄생하는 데 직접적인 영향을 줬다. 《세상의 주인》에 등장하는 3대 세력(아메리카 공화국, 유럽 연합, 동방 제국)은 조지 오웰의 《1984》에서 ‘오세아니아, 유라시아, 이스트아시아’의 3대 제국으로 등장한다. 벤슨은 전통적 신극(Theodrama: 하느님이 연출한 드라마)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제시했고, 다른 작가들 역시 신극적 상상력에 관심을 갖기를 바랐다. 이 역시 주요 작가들에게 영감을 주었고, J. R. R. 톨킨의 《반지의 제왕》과 C. S. 루이스의 《나니아 연대기》가 나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SF 소설의 거장 H. G. 웰스는 《세상의 주인》의 설정을 반대로 차용하여 《다가올 세상》이라는 작품을 발표했고 큰 성공을 거두었다.

‘내 책이 큰 파문을 일으키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벤슨이 이 작품을 쓸 당시는 무신론, 마르크시즘, 세계 정부, 우생학이 인류를 유토피아로 이끌 것이라는 믿음이 사회를 지배하고 있었다. 한편으로는 1905년 러시아혁명이 일어나 총파업과 격렬한 시위가 전 세계를 혼돈으로 몰아넣고, 1906년 영국 역사상 처음으로 사회주의 정부가 들어선 격동의 시기이기도 했다. 벤슨 역시 이런 시대 변화 속에서 개인적으로 많은 변화를 겪게 된다. 이 작품을 통해 당대 사회 전반적인 인식에 정면으로 반기를 들었다. 이런 점을 잘 알고 있었던 그는 서문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이 책이 큰 파문을 일으키리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 점에 대해 어떠한 비판도 달게 받을 각오가 되어 있다. 그러나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 글을 쓰는 것 말고는 내가 생각하는 원칙을 표현할 방법이 달리 없었다.’
그가 이 작품을 통해 묻고 싶었던 근본적인 질문은 이것이었다.
‘인간이 언젠가 모든 문제의 답을 찾고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 즉 맹목적인 인본주의가 옳은가?’
《세상의 주인》에서 예견한 대로 맹목적인 인본주의는 오늘날 더 강력해졌으며 더 많은 문제를 낳고 있다. 문학 평론가 조지프 피어스도 《세상의 주인》을 《1984》나 《멋진 신세계》와 비교하면서 벤슨의 작품이 예언적인 측면에서는 두 작품을 능가한다고 평가한다. 두 작품이 다루는 독재정치는 오늘날 독자들에게 과거 역사에 대한 경고의 의미로 남아 있다면 벤슨이 그린 소설 속 악몽은 100여 년이 지난 지금 우리 눈앞에서 현실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과연 인간은 이 세상의 주인이 될 자격이 있는가?
-우리 시대의 진짜 위기를 돌아보게 만드는 날카로운 통찰

벤슨이 100년 전에 상상한 미래 세계는 소름 끼칠 만큼 지금 세상과 닮아 있다. 하늘을 날아다니는 교통수단과 초고속 통신, 대량 살상 무기 같은 기술적 진보에 대한 예언도 놀랍지만 핵심은 그것이 아니다. 무엇보다 초자연성을 부정하고 인간성을 최고의 가치로 신봉하고, 물질주의를 추구하는 정신적 변화에 대한 예측이 놀랍도록 정확하다.
이야기의 큰 줄기는 전 세계를 하나로 통일하고 막강한 권력을 쥔 인본주의 세력에 맞서는 소수의 가톨릭교 신자들에 대한 이야기다. 미국 버몬트 주 상원의원 출신으로 놀라운 연설 능력과 언어 감각을 지닌 줄리안 펠센버그가 전쟁 직전의 위기에 처한 동방과 서방의 화합을 이끌어 내며 세계 정치 무대에 혜성처럼 등장한다. 그는 시민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으며 세계 대통령으로 등극한다. 사람들은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이루어진 세계 평화에 열광하며 인간의 위대한 능력을 찬양한다. 그런데 비극은 여기에서부터 시작된다.
펠센버그는 세계 평화를 유지한다는 명목으로 새로운 정치 질서를 내세우고 이에 반기를 드는 세력을 가차 없이 억압한다. 그에게 저항하는 유일한 세력은 퍼시 프랭클린 신부가 이끄는 힘 잃은 소수의 가톨릭 신자들뿐이다. 이 소설 속 미래 사회는 극단적인 물질주의와 인간 중심주의가 지배하고 있다. 안락사를 보편화하고 무신론을 당연시하며, 인간의 무한한 능력을 찬양하고, 신을 믿는 사람들을 미개인 취급한다. 새로운 정치 지도자는 사상적 통합을 강조하며 종교인들을 탄압하기 시작하고, 시민들은 이에 동조하여 폭력과 광기로 반응한다. 급기야 지배 세력은 가톨릭 신자들을 제거하기 위해 엄청난 음모를 꾸미게 된다.
이처럼 위대한 가치를 표방하는 사상들이 어떻게 변질되며, 그것이 어떤 결과로 이어지는지를 소설은 흥미진진하게 드러낸다. 정부 관료나, 평범한 시민이나, 인본주의 운동에 동참한 변절한 성직자들은 모두 일시적인 감정과 헛된 열망에 사로잡혀 펠센버그에게 빠져들었다. 펠센버그가 지도자의 자리에 오르고 난 뒤 벌어지는 온갖 사건들은 세상의 주인은 누구인지에 대해서 생각하게 만든다. 과연 인간은 세상의 주인이 될 자격이 있을까? 세상의 주인이 되기 위해 진정으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이 책은 지나친 물질주의와 맹목적인 인본주의가 초래할 거대한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두 명의 교황이 《세상의 주인》을 여러 번 추천한 것도 어쩌면 이러한 이유 때문이 아니었을까? 그런 면에서 벤슨이 이 작품을 집필했던 20세기 초보다 오히려 오늘날 우리에게 더 시의적절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전 세계 292개 판본, 한국어로는 처음

전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은 이 책은 다양한 언어로 292개의 판본이 존재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이번에 처음 소개된다. 한국어판 《세상의 주인》은 콜린 오브라이언 미국 가톨릭 주교회 공보실장의 서문을 비롯해 마크 보스코 미국 조지타운 대학교 영문학과 교수를 포함한 세 명의 로버트 휴 벤슨 권위자들이 쓴 해설 세 편을 수록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가장 아끼는 책으로 알려지면서 문학계에서도 다시금 주목 받고 있는 《세상의 주인》을 다양한 관점에서 깊이 있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지적인 매력과 시대를 초월한 통찰이 담긴 이 소설의 마지막 장을 덮을 때쯤이면 두 교황이 왜 이 소설을 예언서로 받아들였는지를 깨닫게 될 것이다. 아울러 책 정가의 5퍼센트는 ‘재단법인 바보의 나눔’에 기부되어 우리 사회의 도움이 필요한 곳에 소중하게 쓰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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