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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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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가짜 뉴스의 역사
제1막 가짜 뉴스는 생각보다 훨씬 오래전부터 있었다

제1장 가짜 뉴스의 영향
제2장 가짜 뉴스의 시작
-보론: 인쇄기
제3장 가짜 뉴스와 프랑스 왕실
-보론: 최초의 신문
제4장 가짜 뉴스와 미국의 건국자들
제5장 가짜 뉴스, 과학을 공략하다
-보론: 전신이 가짜 뉴스에 끼친 영향

제2막 황색 언론과 선전과 역정보
제6장 황색 언론
-보론: 황색 언론에 대한 역풍
제7장 가짜 뉴스와 전쟁
제8장 인종차별 음모론이 가짜 뉴스가 되다
보론: 실제가 아니었던 외계인 침공
제9장 가짜 뉴스와 흡연과 건강
-보론: 텔레비전의 도입
제10장 가짜 뉴스 첩보전
-보론: 인터넷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제3막 가짜 뉴스 홍수의 시대
제11장 디지털 시대의 개막
-보론: 사실 확인 웹사이트
제12장 가짜 뉴스의 대유행
제13장 가짜 뉴스, 선거를 장악하다
-보론: 세계 각지에서 무기로 사용된 가짜 뉴스

제22장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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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이후 수백 년이 넘도록, 역사가들은 람세스와 히타이트 간의 전투가 대략 그 시에서 묘사한 방식대로 벌어졌었다고 믿었다(물론 신으로의 변신까지는 없었겠지만, 그래도 이집트가 승리한 것은 확실하다고 믿었다). 그것이야말로 이들이 참고할 만한 유일한 기록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역사학자들은 파라오가 승리했다고 알려진 이 전투 이후에 람세스 2세와 히타이트의 왕 하투실리 3세 사이에 오간 100통 이상의 사적인 편지를 발견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 전투에 관해서 하투실리 3세가 람세스에게 쓴 편지 가운데 한 통의 내용을 요즘 말투로 옮기자면, 결국 이런 질문이었다. “야, 카데시 썰을 푼다면서 왜 계속 구라만 치냐?”-36쪽

마리와 루이 13세 사이의 소책자 전쟁은 가짜 뉴스도 특정 독자를 상정하고 작성했을 때에 가장 효과적임을 보여준다. 사람들은 자기가 이미 찬동하는 정보를 더 기꺼이 받아들이게 마련이다. 루이의 논증이 더 성공적이었던 까닭은, 사람들이 이미 마리에 대해서 생각하던 바를 그 내용이 강화해 주었기 때문이었다. 프랑스 궁정은 예전부터 항상 외국인을 의심해 왔기에, 이탈리아 출신인 마리를 분수에 맞지 않게 권력에 굶주린 외국인으로 채색하기는 그리 어렵지도 않았다. 그의 소책자는 또한 그 당시의 성 고정관념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즉 여성은 감정적이고 나약한 피조물에 불과하지만, 남성은 전사라는 것이었다.

1940년대 미국 남부에서는 영부인 엘리너 루스벨트가 흑인 여성들의 비밀 클럽을 조직해 봉기를 일으키려 한다는 소문이 퍼졌다. 남부 지역의 여러 신문들이 이 소문에 대해 보도를 했으며, 급기야 백악관이 FBI에게 이 소문을 조사해 달라고 요청까지 했다. 물론 이 소문은 어떤 근거도 없이 퍼져 나간 가짜 뉴스에 불과했다.
어째서 이런 소문이 퍼진 걸까? 당시 남부는 중대한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변화를 겪고 있었다. 제2차 세계대전에 미국이 참전하고서 수백만 명의 흑인이 군에 입대하고, 공장에서 일하게 됐다. 이는 흑인들의 지위 향상으로 이어졌는데, 기존의 인종차별주의적 시각을 갖고 있던 이들에게는 마음에 들지 않는 변화였다. 흑인들의 봉기에 대한 소문은 그들에게 흑인들의 지위 향상이 사악한 음모 때문이라는 납득할 만한 설명을 제공해 주었고, 덕분에 빠르게 퍼질 수 있었다. 한편으로 나치는 유대인이나 장애인 등 자신들이 제거 대상으로 삼은 집단에 대한 가짜 뉴스를 퍼뜨렸는데, 이 역시 기존에 있던 사람들의 편견에 호소한 덕분에 잘 먹힐 수 있었다.

오늘날까지도 가짜 뉴스는 보통 우리의 생각을 완전히 바꿔 놓으려고 의도하지는 않는다. 대신 가짜 뉴스는 단지 우리가 듣고 싶어 하는 바로 그 내용을 말해 줌으로써, 우리의 시각을 더 굳히려고 노력할 뿐이다. -62쪽

난민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은 난민이 범죄를 저지른다는 가짜 뉴스를 믿기 쉽다. 동성애를 죄악이라 생각하는 사람은 동성애에 부정적인 가짜 뉴스는 아무 생각 없이 믿을 것이다. 물론 그 역도 사실일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어느 방향이든 편향돼 있기 마련이고, 편향은 각자의 의견을 재확인해 주는 정보를 찾아 나서게 만드는 동시에, 각자의 의견과 상충하는 정보는 외면하게 만든다. 가짜 뉴스가 우리를 속일 수 있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가짜 뉴스가 사람도 죽인다
-감정을 이용하는 가짜 뉴스

대형 마트에서 파는 바나나에 누군가 에이즈 바이러스를 주입해서 그 바나나를 사 먹은 사람들이 에이즈에 걸렸다는 기사를 봤다고 생각해보자. 터무니없어 보이지만, 사실이라면 충격적인 내용이기에 일단은 기사를 클릭해 읽어 볼 것이다. 그 가능성을 진지하게 생각한다면 자신의 SNS에 공유하기도 할 것이다. 실제로 누군가가 바나나에 에이즈 바이러스를 감염시켰다는 가짜 뉴스는 수시로 인터넷에 떠돌아 수천 회씩 공유되었다.
2018년 멕시코 중부에 사는 사람들 사이에서 왓츠앱을 통해 “지난 며칠 동안 4세, 8세, 14세의 어린이들이 사라졌으며, 그중 일부는 장기가 제거된 흔적과 함께 사망한 채로 발견되었다”는 메시지가 나돌았다. 장기 밀매 범죄가 관련돼 있을 거라는 이 소름 끼치는 메시지는 급속하게 확산되었다. 그러다 어느 소도시에서 외지인 두 명이 범인으로 지목당했고, 군중이 모여 들어 이들을 산 채로 불태워 죽였다.
가짜 뉴스는 우리의 감정을 자극해서 클릭을 유도하고 믿게 만든다. 공포와 분노가 가짜 뉴스가 주로 이용하는 감정들이다. “우리는 세상이 잘 돌아가고 있다고 말하는 기사보다는, 오히려 세상의 종말에 관한 부정적인 기사를 클릭할 가능성이 더 높”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창궐했던 초창기에 다들 메신저나 SNS로 이런 저런 가짜 뉴스를 받아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미지의 질병에 대한 공포가 컸기에 사람들은 별 근거 없는 이야기도 쉽게 받아들였고, 다른 이들에게 그 이야기를 전달했다. 그런 식으로 가짜 뉴스는 확산된다. 그러니 감정을 자극하는 기사를 볼 때면 놀란 마음으로 바로 공유하지 말고, 그 내용이 정확한지 확인해 보는 습관을 가지는 게 중요하다.

KGB의 가짜 뉴스 대작전
-가짜 뉴스에는 의도가 숨어 있다

1980년대 소련의 KGB는 미국 정부를 겨냥한 대대적인 가짜 뉴스 작전을 실시했다. 당시 에이즈라는 새로운 질병이 출현했는데, 이 병은 미국 정부가 생물병기 제조를 위해 만들었다는 거짓 정보를 퍼뜨려 전 세계가 전 세계가 미국에 등을 돌리게 만들려는 계획이었다. 작전의 첫 단계로 소련은 자신들이 자금 지원을 하는 인도의 작은 신문에 “에이즈가 인도를 침략할 가능성 있어: 미국의 실험으로 야기된 수수께끼의 질병”이라는 헤드라인의 기사를 게제했다. 그리곤 다른 여러 나라에도 라디오, 포스터, 소책자 등 다양한 형태로 같은 주장을 내보냈다. 그렇게 가짜 뉴스가 퍼지자 진짜 뉴스 미디어도 관련 내용을 보도하기 시작했다. 다음 단계로 KGB는 공신력 있는 생물학자에 접촉해 에이즈 바이러스를 미국에서 만들었다는 가짜 증거를 제공했으며, 그 생물학자는 가짜 증거를 토대로 미국 정부가 감옥에 있는 남성 동성애자를 대상으로 실험해서 에이즈를 만들어 내고 확산시켰다는 보고서를 작성했다.
이 작전은 매우 큰 성공을 거두어서 여러 나라에서는 미군 병력을 받아들이지 않았으며, 미국 내에서도 이를 사실로 믿는 사람들이 상당수 생겨났다. 2005년의 여론 조사에서도 에이즈를 인공 바이러스라고 믿는다고 대답한 사람이 거의 50퍼센트에 달했다.
가짜 뉴스를 퍼뜨리려는 이들은 중립적인 매체인 듯 위장하여 자신들의 진짜 의도를 숨긴다. KGB나 소련 정부가 직접 에이즈를 미국 정부가 만들었다고 주장했다면, 그 말을 믿는 사람은 거의 없었을 것이다. 흡연이 폐암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 시작했을 때 큰 담배회사들도 같은 식의 전략을 사용했다. 담배 산업 연구 위원회(Tobacco Industry Research Committee, TIRC)라는 조직을 만들어 연구자들을 고용하고, 흡연과 폐암 사이의 사이의 인과관계는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다는 연구 결과물을 내게 했다. 물론 그 뒤에 담배회사의 후원이 있다는 사실은 철저히 감추었다. 1999년에 법원 판결로 중단되기 전까지 이들의 거짓말은 40년 동안이나 지속되었다.
중립적인 채 가장하는 연구기관이나 연구자를 이용해 명백한 사안을 논쟁적인 것처럼 만드는 이런 전략은 담배회사 말고도 지금도 여러 산업에서 즐겨 사용하고 있다. 어떤 정보를 볼 때 그 정보를 내놓은 사람이나 단체의 동기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진실을 찾는 건 어렵지만 가치 있는 일이다

우리는 가짜 뉴스가 퍼뜨리려 하는 선정적이고 분열시키는 이야기가 어떤 종류인지를 안다. 우리는 가짜 뉴스가 감정을 이용함으로써 사람을 속인다는 것을 안다. 우리는 가짜 뉴스가 인종차별주의, 정치적 분열, 음모론 같은 것들을 이용한다는 것을 안다. 우리는 가짜 뉴스가 거듭해서 거짓말을 퍼부으려 시도한다는 것을, 왜냐하면 가짜 뉴스를 더 많이 보고 들을수록 거기 넘어갈 가능성도 더 높아지기 때문이라는 것을 안다. 우리보다 먼저 살았던 모든 세대의 사람들도 이와 똑같은 가짜 뉴스 문제를 겪었으며, 모든 세대마다 그 과정에서 뭔가를 배웠다. 따라서 우리도 그렇게 해야만 한다. -367쪽

저자는 이 책에서 가짜 뉴스의 기술적 측면보다는 그것의 인간적 측면에 주목한다. 가짜 뉴스는 어떤 신기술로 인해 생겨난 오늘날만의 특별한 현상이 아니다. 인간이 이야기를 전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가짜 뉴스는 존재했으며, 인간의 감정과 편향과 믿고 싶은 대로 보려 하는 심리에 기대 퍼져 나간다. 그렇기에 가짜 뉴스는 정부나 언론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조금씩 책임을 지고 있는 문제인 것이다.
저자가 일한 CIA의 로비에는 “너희는 진실(truth)을 알라. 그러면 진실이 너희를 자유롭게 할 것이다”라는 성경 구절이 새겨져 있다고 한다. ‘탈진실’의 시대에 사람들은 이제 진짜 진실이 뭔지 아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혹은 진실 같은 건 어디에도 없다고 생각해 버리기도 한다. 그렇지만 저자는 진실을 찾는 건 어렵지만 항상 그럴 만한 가치가 있다고, 자유가 그 보상이 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이 책이 가짜 뉴스와 싸우고 진실을 찾는 법을 알려 주는 가이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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