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문화유산답사기1,유홍준,남연군묘,고종, 흥선대원군,수덕여관,불타는가야산,꽃피는개심사,천주교도,말레이시아인,젠킨스,파렴치죄,오페르트,석파이하응,정만인,만대영화지지, 이대천자

1 year ago

1990년대 초중반 전국적인 답사 신드롬을 불러일으키며 인문서 최초의 밀리언셀러를 기록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시즌 2. 1993년 5월 출간된 이래 "우리나라는 전국토가 박물관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 같은 시대적 유행어를 탄생시킨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1, 2, 3권과 나의 북한 문화유산답사기 상, 하권이 각각 4, 5권으로 꾸며져 전면 개정되었다.

새로 출간된 개정판 세트에서는 1,000컷에 달하는 수록사진을 전면 컬러로 바꾸어 시원하고 아름다운 본문 디자인을 선보인다. 또한 출간 당시의 원문을 다듬으면서 새로운 유물이 발견된 부분은 서술을 추가하고 오류가 있는 부분은 바로잡았다. 권말부록에 실린 1박2일 코스의 답사 일정표는 독자들이 실제 답사여행을 하는 데 매우 유용한 가이드를 제공해준다.

답사기 제1권 '남도답사 일번지'는 출간 당시 남한땅 답사의 첫번째 답사처로 유배의 땅 강진.해남 일대를 꼽은 것으로 화제를 모았다. 한 많은 땅 전라도, 그중에서도 끝에 해당하는 강진과 해남에서 남도 특유의 태양과 선명한 붉은색을 묘사한 부분은 두고두고 인구에 회자될 정도로 유명한 글이다.

개정판 '남도답사 일번지'에서는 사진자료를 컬러로 복원하면서, 본문에서 묘사하는 색감과 질감 등을 생생하게 구현하고 본문의 설명과 사진자료가 일치하도록 촬영 위치까지 고려하여 수차례에 걸쳐 자료를 엄선하였다. 강진.해남 일대와 예산 수덕사, 경주 일대, 담양 소쇄원, 고창 선운사 등을 수록한 제1권은 풍성한 내용과 저자 특유의 미적 감각을 엿볼 수 있는 대목들로 넘쳐난다.
목차
남도답사 일번지-강진·해남 1: 아름다운 월출산과 남도의 봄 / 남도답사 일번지-강진·해남 2: 영랑의 슬픔과 다산의 아픔 / 남도답사 일번지-강진·해남 3: 세상은 어쩌다 이런 상처를 남기고 / 남도답사 일번지-강진·해남 4: 일지암과 땅끝에 서린 얘기들 / 예산 수덕사: 내포땅의 사랑과 미움 / 개심사와 가야산 주변: 불타는 가야사와 꽃피는 개심사 / 경주 1: 선덕여왕과 삼화령 애기부처 / 경주 2: 아! 감은사, 감은사 탑이여! / 경주 3: 에밀레종의 신화(神話)와 신화(新話) / 관동지방의 폐사지: 하늘 아래 끝동네 / 문경 봉암사 1: 별들은 하늘나라로 되돌아가고 / 문경 봉암사 2: 술이 익어갈 때는 / 담양 소쇄원: 자연과 인공의 행복한 조화 / 담양의 옛 정자와 원림: 자미탄의 옛 정자를 찾아서 / 고창 선운사: 동백꽃과 백파스님, 그리고 동학군의 비기(秘機) / 양양 낙산사: 동해 낙산사의 영광과 상처 / 부록: 답사 일정표와 안내지도

책속에서
첫문장
국토의 최남단, 전라남도 강진과 해남을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제1장 제1절로 삼은 것은 결코 무작위의 선택이 아니다.
P. 5
˝우리나라는 전 국토가 박물관이다.˝
1987년, 뉴욕 메트로폴리탄 뮤지움의 한 관계자가 내게 한국의 박물관실태를 물어왔을 때 내 대답의 요지는 그것이었다. 서구의 미술관들은 경쟁적으로 그 규모의 방대함을 자랑하고 있지만 그것은 제국주의 시대의 산물로 한결같이 ˝이국문화의 포로수용소˝일 뿐, 낱낱 유물의 생명력은 벌써잃어버... 더보기 - 산
P. 6
게 해버리는면 ˝대영박물관의 한국미술품 컬렉션은 별볼일 없더사람들은 생래적으로 흔한 것은 귀하게 여기지 않는 습성이 있다. 가식의화려함에는 곧잘 현혹되면서도 평범하고 소박한 가운데 진실과 아름다움이있음은 쉽게 놓쳐버린다. 게다가 세상의 관심이 아직도 남의 문화에 대한대책없는 선망과 모방에 쏠리다 보니 저 국토박물관의 유물이 말해주... 더보기 - 산
P. 6
미술사를 전공으로 삼은 이후 내가 주위 사람들로부터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어떻게 하면 미술에 대한 안목을 갖출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이 막연한 물음에 대하여 내가 대답할 수 있는 최선의 묘책은 ˝인간은 아는 만큼느낄 뿐이며, 느낀 만큼 보인다˝는 것이었다. 예술을 비롯한 문화미란 아무런 노력 없이 획득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더보기 - 산
P. 11
국토의 최남단, 전라남도 강진과 해남을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제1장 제1절로 삼은 것은 결코 무작위의 선택이 아니다. 답사라면 사람들은 으레 경주·부여·공주 같은 옛 왕도의 화려한 유물을 구경가는 일로 생각할 것이며,
나 또한 답사의 초심자 시절에는 그런 줄로만 알았다. 수그러나 지난 20년간 내가 답사의 광(狂)이 되어 ... 더보기 - 산
P. 12
나는 언제부터인가 ‘남도답사일번지‘ 라고 명명하였다. 사실 나의 표현에서지역적 편애라는 혐의를 피할 수만 있다면 나는 ‘남도답사일번지‘가 아니라 ‘남한답사일번지‘라고 불렀을 답사의 진수처인 것이다.
거기에는 뜻있게 살다간 사람들의 살을 베어내는 듯한 아픔과 그 아픔 속에서 키워낸 진주 같은 무형의 문화유산이 있고, 저항과 ... 더보기 - 산
P. 12
남도는 변하고 있었다. 10년 전과 5년 전이 다르고, 재작년이 작년과 다르더니, 올해는 또 작년과 달라졌고 내년은 올해와 다르게 변색되고 말 것이 눈에 훤히 비치고 있었다. 인간의 손때보다 더 더러운 것이 없다더니 저더러운 손길이 닿을 적마다 옛 정취도, 자연의 생태계도, 인간의 마음씀도1819송두리째 바뀌어버리고 있다.
더보기 - 산
P. 13
바야흐로 거찰이 될 터닦이를 시작했고, 칠량면 옹기마을은 드디어 그 명맥을 끊고 문을 닫았다.
그렇다면 나의 ‘남도답사일번지‘는 어디에서 시작해야 할 것인가? 잃어버린 옛 정취에 대한 추억으로 써야 할 것인가, 아니면 오늘의 허망을 여기에 넋두리로 늘어놓아야 할 것인가? 나는 그것을 가늠치 못하여 무수한 파지만 냈을 뿐 한... 더보기 - 산
P. 16
광주 시내를 빠져나와 나주 남평들판을 지나면서 우리는 비로소 남도땅으로 들어선 기분을 갖게 되었다. 나주평야의 넓은 들 저편으로는 완만한산둥성의 여린 곡선이 시야로 들어온다. 들판은 넓고 평평한데도 산은 가깝게 다가오니 참으로 이상스럽다. 나는 이곳을 지날 때마다 마치 길게 엎드려 누운 여인의 등허리 곡선처럼 느슨하면서도 완급의 ... 더보기 - 산
P. 17
인간은 자신이 경험한 만큼만 느끼는 법이다. 그 경험의 폭은 반드시 지적인 것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시각적 경험, 삶의 체험 모두를 말한다. 지금 말한 그 졸업생은 이제 들판의 이미지에 새로운 시각적 경험을 얻게 된것이다. 남도의 들판을 시각적으로 경험해본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산과들 그 자체뿐만 아니라 풍경화나 산수화를 ... 더보기 - 산
P. 28
궁색해 보이지만 정면에 보이는 정면 3칸의 맞배지붕 주심포집이 그렇게 아담하고 의젓하게 보일 수가 없다. 조선시대 성종 7년(1476) 무렵에 지은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목조건축의 하나이다.
세상의 국보 중에는 국보답지 못한 것이 적지 않지만 무위사 극락보전은국보 제13호의 영예에 유감없이 보답하고 있다.
예산 수덕사 ... 더보기 - 산
P. 34
그 수치에 맞추어 제조된 물감과 잉크로 그림 그리는 일, 인쇄하는일, 그렇게 제작된 제품에 익숙한 우리의 눈에 저 남도의 봄날이 그려보인원색의 향연은 차라리 이국적이고, 저 먼 옛날 단원 김홍도, 혜원 신윤복 그림에서나 본 조선왕조의 원색으로 느껴진다. 하물며 연지빛, 등황빛, 치자빛, 쪽빛의 청순한 색감을 여기서 더 논해 무엇할... 더보기 - 산
P. 36
내가 꼽은 3대 한정식집 중, 인사동 영희네집은 맛의 정갈함과 담백함이가히 일품이지만 예약 안 하고는 발 디딜 재간이 없고 또 셋 중 가장 비싼곳(1인당 2만 5,000원)이며, 천일식당은 맛이 화려하고 푸짐하며 떡갈비같은 별식이 가히 환상적이라고 하겠는데 이 집은 음식맛이 너무 진하다는약점이 있는 데다 값비싼 별식을 주문하지 않... 더보기 - 산
P. 130
서산·당진을 지나 서울로 오는 길에 답사객은 삽교천방조제를 넘을 때면 으레 서해바다의 일몰을 보게 된다. 그때 사람들은 너나없이 불법인 줄알지만 방조제 한쪽에 차를 세우고 붉은 태양이 서해바다 깊은 곳으로 내려앉을 때까지 저 장중한 자연의 침묵하는 교향악을 숙연히 바라본다. 그것을보면서 느끼는 감정은 저마다 다르리라. 모르긴 해도... 더보기 - 산
P. 131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지만, 답사를 홀로 다닐 때 나는 기차보다 고속버스를 좋아했다. 편하기로 따진다면 기차가 월등 낫지만, 우선 시간 맞추는 구속이 번거롭고 값도 비싸며 무엇보다도 주위가 산만해서 싫다. 모처럼 갖는나만의 시간을 즐기는 데는 고속버스가 훨씬 좋다. 기차를 탔다가 만약 앞이나 뒷자리에 수다스런 여자 둘이 앉거나 유별... 더보기 - 산
P. 134
옛날 사람들은 천원지방(天圓地方), 즉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첨성대의 기단은 정사각형이고 몸체는 원으로 되었다.

몸체는 모두 27단으로 되었는데, 맨 위에 마감한 정자석(石)과합치면 28. 기본 별자리 28수(宿)를 상징한다. 여기에 기단석을 합치면29. 한 달의 길이를 상징한다. 몸체 남쪽 중앙에는 네모난 창이 있는데,
그 위로 12단, 아래로 12단이니 이는 1년 12달과 24절기를 상징하며,
여기에 사용된 돌의 숫자는 어디까지 세느냐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362개 즉 1년의 날수가 된다. (이상 박성래교수: 한국사특강편찬위, 『한국사특강, 서울대출판부 1990, 433) 접기 - 산
더보기
추천글
유홍준의 눈빛이 닿자마자 그 사물은 문화의 총체로 활짝 꽃피운다. 마침내 다른 사람과 유홍준은 하나가 되어 이 강산 방방곡곡을 축복의 미학으로 채우고 있다. - 고은 (시인, 겨레말 큰사전 남북공동편찬사업회 이사장)
한때 유홍준의 신도였던 적이 있다. 그가 좋다고 말한 곳을 열심히 찾아다니면서 그가 느낀 것과 똑같이 느끼고자 했고, 그가 언급하지 않은 문화재는 거들떠보지도 않으려 했으니까. - 박완서 (소설가)
유홍준처럼 입심 좋고 글솜씨 좋고 먹성 좋고 눈썰미 사납고 꽤나 극성맞기도 한 연구자 겸 평론가를 만난 것은 여간한 복이 아니다. -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계간《창작과비평》편집인)
젊은 그대, 떠나라 - 최보기 (『최보기의 책보기』 북 컬럼니스트)
눈과 마음과 배가 모두 즐거운 우리 문화유산 답사 - 김영안

Loading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