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마법의 서, 알렉산드라다비드넬. 생전의 행위, 응보, 바르도, 지도, 죽음직후, 신제, 서고, 대라마, 둑파쿤렉, 방랑자, 전임자, 라마승, 향기로운장소, 황금전설, 점술가

1 year ago

긴 은둔 생활의 성과는 무엇일까?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많은 것을 배운 것만은 확실하다. 문법책과 사전, 그리고 곰첸과 나눈 대화를 통해서 티베트어를 익히는 틈틈이 하는 곰첸과 함께 유명한 티베트 신비가들의 생애를 읽어나갔다. 곤쳄은 이따금 말을 끊고 직접 목격한 사건을 들려주었는데 내용은 대체로 책에 나온 일화와 비슷했다. 곰첸은 자신이 아는 사람들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중간중간에 그들과 나눈 대화와 그들의 사람에 관하여 덧붙이곤 했다. 그리하여 나는 오두막에 앉아서도 부유한 라마승들의 대저택을 방문하기도 하고 때론 여러 수행자들의 암자에 들어갈 수도 있었다. 많은 길을 지나치며 특이한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티베트인과 그들의 관습과 사상을 접할 수 있었다. 이는 훗날 내게 큰 도움이 되었다. (129쪽)

제3장 신비의 라마교

비록 지금은 수도승들의 마음이 상업적이고 세속적인 것으로 가득하지만, 티베트의 사원은 원래 세속적인 사람들을 위해서 세운 것은 아니다. 오관으로는 지각할 수 없는 세계를 정복하고 초월적인 지식과 신비한 깨달음, 그리고 신통력을 익히는 것, 그것이 이 빙설에 갇힌 라마교의 요새와 수수께끼 같은 마을이 건립된 목적이다. 하지만 요즘은 신비가와 주술사를 사원 밖에서 찾아야 한다. 물질에 대한 욕망과 추구에 지나치게 깊이 빠져버린 환경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들은 더욱 외지고 쉽사리 다가갈 수 없는 장소로 옮겨 산다. (155~156쪽)

고인이 된 라마나 점술가의 지침과 특징이 일치하는 어린아이가 쉽게 발견되기도 하지만, 몇 년이 지나도록 발견하지 못하여 결국 못 찾는 경우도 있다. 그런 일은 툴쿠를 숭배하는 신자들에겐 크나큰 슬픔이다. 일반 승려들은 더 큰 시름에 빠진다. 지도자가 없으면 신심이 높은 사원의 비호자나 고액 기부자가 떠나버리기 때문이다. (181쪽)

다비드 넬은 신기한 심령 현상은 티베트 사람들에게 흔한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놀랄 만한 것도 아니라고 한다. 그들은 자연 법칙에 대해서 또는 가능한 것과 불가능한 것에 대해서 고정 관념이 없다. 교육을 받은 사람이나 그렇지 못한 사람이나 방법만 알면 무슨 일이든지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초자연적인 현상 그 자체는 그것을 일으키는 능력자에 대한 숭배 이상으로 티베트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지는 못한다.
한편, 다비드 넬은 다양한 일화 및 경험, 체험과 함께 그 수련법을 소개하고 있는데, “이런 수행법은 준비 단계인 호흡법과 다른 수행을 몇 년에 걸쳐 철저히 마친 제자들을 위해서 정리된 것임을 기억하기 바란다.”는 친절한 경고도 잊지 않고 있다.

4. 티베트의 풍경을 생생하게 그린 여성 여행자

* 섬세하고 생생한 묘사
다비드 넬은 티베트뿐만 아니라 한국(평양의 지혜사)과 중국(쿰붐 사원)에서의 사원 생활을 생생히 묘사하고 있으며, 황야에서 생활하는 은자들의 은둔 생활을 세밀히 묘사하여 마치 곁에서 함께 수행하는 듯한 느낌이 들게 한다. 종교와 관련된 생활뿐만 아니라 티베트인의 음식문화와 정신세계, 결혼과 장례풍습 등을 꼼꼼히 기록해 20세기 초반의 티베트 풍경을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 현재 티베트의 대도시에서는 ‘청바지’와 ‘콜라’ 등으로 옛 모습을 거의 찾기 힘들다. 이러한 상황에서 다비드 넬의 기록은 사라진 티베트의 풍습과 생활상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그 가치가 자못 크다.
다비드 넬은 “호기심을 자극하거나 독창적인 건 모조리 기록해야 하니까요.”라면서 그녀가 보고 듣고 체험한 모든 것을 꼼꼼히 일기장에 기록했다.

* ‘여성 여행자’의 시각
다비드 넬은 교통과 통신이 현대처럼 발달하기 전에 평생토록 여성의 몸으로 미지의 땅을 방문한 여행자이자 구도자이다. 그녀는 스스로가 여성임을 자각하고 있었으며, 티베트 여성의 삶과 처지에 대해 세밀한 관심을 갖고 지켜봤다. 광야에서 혼자 은둔 생활을 하거나 몇 개월 아니 몇 년 동안이나 들짐승과 산적이 들끊는 외딴 산악 지역을 혼자서 여행하는 여성들이 많다는 데 주목해 티베트 여성의 용기에 찬사를 보낸다. 또한 툴쿠를 소개하면서 세상을 떠난 성녀와 여신들의 툴쿠인 여승도 있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사투리를 모두 이해하고 유창하게 구사한다. 그녀는 14년을 줄곧 티베트와 인접 국가에서 지냈다. 불교도로 인정받았고, 그 덕분에 유명한 라마승들의 신임을 억을 수 있었다. 그녀의 양자는 수계(授戒)를 받은 라마승이며, 그녀가 이야기하는 심령 훈련을 그녀 자신이 직접 받았다. 다비드 넬은 본인의 말처럼 완전한 동양인이 되었으며, 지금껏 외국 여행가들이 다가갈 수 없었던 한 나라를 탐험한 사람으로서 더욱 중요한 점은 그녀와 함께 어울려 산 사람들에게서 ‘완전한 동양인’이라는 사실을 인정받았다는 것이다... 다비드 넬의 연구는 동양학자, 심리학자, 그리고 생리학자 모두에게 똑같이 흥미로울 것이다.”

--- A. 다르송발

“알렉산드라 다비드 넬은 매우 독보적인 존재이다. 그녀처럼 독립심이 뛰어나고, 유럽인임에도 불구하고 산스크리트와 불교 철학에 정통하며, 여행지에서 만난 티베트인들과 아무 불편 없이 대화를 나눌 정도로 능숙하게 티베트어까지 구사한 여행자는 드물 것이다.”
--- 제14대 달라이 라마 텐진 걈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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