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경철의 유럽인이야기1,오스만제국,프랑스,해적,이슬람국가,카를,기독교권,선제공격,제노바,안드레아 도리아,제독,튀니지,팽창,밀라노,스포르차,프랑스와타라스콩,마르세유,포도주,이사벨황

1 year ago

프롤로그

1장 잔 다르크, 성녀인가 마녀인가
1. 신이 보낸 여자
특이한 게 하나도 없는 평범한 시골 소녀│백년전쟁의 서막: 긴 전쟁이 시작되다│정신병에 걸린 국왕, 풍전등화의 프랑스│과연 샤를 7세는 프랑스 국왕이 될 수 있을까│평범한 시골 소녀 잔 다르크, 어느 날 신의 목소리를 듣다
2. 위기에 빠진 프랑스를 구하다
이상한 소문이 무성한 소녀, 드디어 포화 속으로│살아 있는 성녀, 오를레앙을 되찾다│프랑스 국왕의 수호자를 자처하다│끊임없이 제기되는 의혹, “잔 다르크는 마녀다!”
3. 반전 있는 최후
쇠사슬에 묶인 채 성탑에 갇히다│“문이 열려 있다면 그 문을 통해 나가야지요.”│열두 가지 혐의를 받은 잔 다르크, 그녀의 운명은?│반전에 더 큰 반전을 거듭하다│격동의 시대에 느닷없이 나타난 신비의 소녀

2장 부르고뉴 공작들. 유럽판 무협지
1. 부르고뉴령, 유럽 제3세력의 등장
“아버지, 조심하세요!” 효심으로 부르고뉴를 얻은 필리프 2세│‘삼촌들의 통치’로 영향력을 키우다│삼촌이 돌아왔다!│겁 없는 2대 부르고뉴 공작, ‘용맹공’ 장│몽트로 다리에서 최후를 맞은 용맹공 장
2. 선량공 필리프 3세의 줄타기 외교
왕보다도 더 강력한 지위에 오르다│유럽 최고 수준의 문화를 뽐내다│다시 전투 모드로
3. 부르고뉴, 끝내 좌절된 왕국의 꿈
담대공 샤를, 왕이 되기를 욕망하다│프랑스사의 운명을 건 공방전│로렌을 둘러싼 힘겨루기│담대공 샤를의 비참한 최후│이 막대한 유산의 상속자는 누구인가

3장 카를 5세, 세계제국을 꿈꾸다
1. 광녀의 아들, 제국의 상속자

미남과 광녀의 아들│남편이 살아나기를 손꼽아 기다린 카를의 어머니│카를, 에스파냐의 지배자가 되다│의회의 충성 맹세를 받다
2. ‘해가 지지 않는 제국’을 향하여
“이 너머로 나아가라.”│두 개의 지역으로 양분되는 제국│근친결혼이 낳은 ‘합스부르크 턱’│종교 문제 수습하랴, 전쟁 비용 마련하랴│카를 5세와 프랑수아 1세의 공방전
3. 제국의 황혼이 시작되다
끝없는 갈등과 전쟁의 소용돌이 속으로│통풍과 천식, 그리고 사랑하는 아내의 죽음까지│‘운명의 여신은 늙은이를 좋아하지 않는다네’│이 세상의 영광이여, 얼마나 빨리 지나가버리는가!

4장 헨리 8세, 근대 영국을 출범시킨 호색한
1. 강력한 왕권을 구축하다
형수님마저 물려받은 국왕│르네상스 군주│골칫거리 여동생 메리 튜더│다시 찾아온 평화, 하지만…
2. 헨리 8세의 여섯 왕비
왕이 대역죄라고 하면 대역죄│나의 문제는 내가 결정한다!│“오늘은 저를 순교자의 반열에 올려주시는군요.”│국왕의 사랑을 받는 누이│“제 목이 충분히 길지 않답니다.”
3. 잉글랜드를 발전의 도상에 올려놓다
수도원 해산과 교회·성직자 감찰│헨리 8세야말로 ‘짐이 곧 국가다’│세계의 패권 국가로 가는 길을 닦다

5장 콜럼버스, 에덴동산의 꿈으로 근대를 열다
1. 신화가 된 콜럼버스
콜럼버스는 누구인가│‘그리스도를 품에 안고 옮기는 자’│제노바를 떠나 포르투갈로 가다
2. 꿈을 실현하기 위한 준비
특별한 1492년│독학으로 만들어낸 세계관│여전히 중세의 세계관 속에 살다
3. 새로운 땅에 발을 내딛다
대서양을 건너 아메리카에 상륙하다│“제가 드디어 에덴동산을 보았습니다.”│신의 계시를 받은 자, 미래를 예언하다│중세의 꿈, 근대의 동력

6장 코르테스와 말린체, 구대륙과 신대륙의 폭력적 만남
1. 두 사람의 운명적 만남
에스파냐의 전설, 코르테스│기회의 땅 아메리카에 가다│아메리카 식민화의 길에 뛰어들다│코르테스와 말린체의 운명적 만남│말린체, 코르테스의 통역사가 되다
2. 말린체는 왜 코르테스를 도왔을까
촐룰라에서 벌어진 대학살│아메리카 인신희생의 진실│아스테카 유적의 꽃 그림에 담긴 의미
3. 두 문명의 폭력적인 결합으로 얼룩진 라틴아메리카
‘슬픈 밤’ 사건│코르테스의 동맹군, 천연두 균│자신의 삶을 후회하지 않은 여인│‘우주적 인종’의 탄생?

7장 레오나르도 다빈치, 천사와 악마를 품었던 천재
1. 피렌체의 장인 레오나르도
피렌체에서 일을 시작하다│성모 마리아의 오른팔에 담긴 수수께끼│‘악마’가 찾아오다
2. 창조적 천재성을 지닌 ‘미완성’ 인간
‘제가 그림도 조금 그립니다’│심오한 통찰의 조각들. 다빈치 노트│다방면의 천재이자 만능 엔터테이너│‘수학의 천국’으로 들어가는 열쇠│시대의 충실한 자식
3. 시대가 불러낸 ‘경험의 아들’
모나리자, 아름다움은 곧 지나가버린다│말년을 뒤흔든 소용돌이│은닉함으로써 오히려 나타낸다│파우스트의 이탈리아 형제’

놀라운 흡입력! 드라마틱한 전개! 재치 있는 해석!
‘근대를 읽는 역사 스토리텔러’ 주경철 교수,
오늘의 유럽을 만든 사람들을 불러내다

인간이 역사를 만들고 역사가 인간을 만든다. 거대한 역사의 틀로 세상을 전체적으로 조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당대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하며 어떻게 살았는지에 대한 이야기야말로 역사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수많은 사람의 삶이 씨실과 날실이 되어 역사를 만들어왔으니 과거를 살았던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것은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하다. 2000년 전 한나라의 사마천도 역사의 중심에 인간을 둠으로써 그 누구보다 고대 중국을 입체적이고 생생하게 그려내지 않았던가.

이런 사마천과 같이 인간의 살 냄새가 나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는 역사가의 자세로, 서양사학자 주경철 교수가 오늘의 유럽을 만든 주인공들의 삶을 되살려냈다. 그는 ‘근대 세계는 어떻게 형성되었는가’ 하는 질문에 끊임없이 답하고자 애쓰며, 때로는 진지하게 때로는 유쾌하게 독자를 흥미진진한 역사 속으로 이끈다.

담대공 샤를의 유일한 후손인 19세 된 딸 마리가 누구와 결혼하느냐가 당시 유럽 정치사의 최대 관심사였다. 이야말로 세기의 결혼이라 할 만하다. 가장 유력한 측은 프랑스 왕 루이 11세와 신성로마제국 황제 프리드리히 3세였다. 이들은 모두 미혼의 장남이 있어 마리를 며느리로 맞이하고 싶어 했다. 이때 루이 11세는 선수를 친답시고 군사를 동원하여 공격했는데, 힘으로 밀어붙이려 하다 보니 혼인 협상이 어려워졌고 그 결과 황제가 자신의 아들 막시밀리안을 그녀와 결혼시킬 수 있었다. 매사에 능수능란했던 루이가 중요한 때에 그토록 어리숙하게 일처리를 한 것은 정말로 의외였다. 루이는 그의 오랜 참모인 필리프 드 코민에게 이 결혼을 성사시키지 못한 것이 자신의 최대 실수라고 한탄했다. …… 유럽 최고의 신붓감인 ‘부자’ 마리가 후일의 황제 막시밀리안과 결혼하여 그 사이에서 필리프가 태어났다. 똑같은 이름이 많다 보니 구분을 위해 또 다른 별칭이 필요하다. 이 필리프는 생긴 게 훤칠하여 별칭이 미남공이 되었다. 그는 별칭이 광녀인 카스티야 공주 후아나와 결혼해 후일 카를 5세가 되는 아들을 낳는다. ― 〈부르고뉴, 유럽판 무협지〉(87~88쪽) 중에서

18세에 잉글랜드의 왕위를 차지했을 때 헨리 8세는 매력적이고 지적이고 세련된 젊은 국왕이었다. 그러던 그가 점차 비대하고 못생긴 데다가 악의 가득한 늙은이로 변모했고, 부인들을 차례로 죽이거나 내쫓는 동화 속 ‘푸른 수염’ 같은 인물이 되었다. 그는 평생 985명을 사형에 처했는데, 그 가운데에는 왕비 두 명, 추기경 한 명, 대법관 한 명, 공작 12명, 남작 18명, 수도원장 77명이 포함되어 있다. 이런 가공할 폭력을 통해 그는 절대주의 체제를 이루어갔고 국제적으로는 프랑스와 신성로마제국 간 중재자 역할을 수행했으며, 영국 국교회를 만들어냈다. 무지막지한 폭군이 근대 영국사를 주조한 것이다. …… 튜더 왕조 이전의 잉글랜드는 유럽의 중심지에서 멀리 떨어진 주변국으로서 기껏해야 양이나 쳐서 양모를 대륙에 파는 가난한 국가였다. 그런데 16세기 이후 잉글랜드는 일취월장하여 18~19세기가 되면 세계의 패권을 차지하는 중심국가로 떠오른다. 잉글랜드가 그 찬란한 발전의 도상에 오르게 한 선구자가 폭군이자 편집증 환자이자 호색한인 헨리 8세다. 별로 기분 좋은 말은 아니겠지만, 역사의 발전은 반드시 선한 인물에 의해 이루어지는 건 아니다.
― 〈헨리 8세, 근대 영국을 출범시킨 호색한〉(137, 169쪽) 중에서

크리스토퍼 콜럼버스를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그는 1492년 아시아로 가는 신항로를 개척하겠다며 배 세 척을 지휘하여 서쪽 바다로 항해했고, 그 결과 자신도 모르게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했으나, 죽을 때까지 자신은 일본이나 중국 어딘가에 갔다 왔다고 믿었다. 이것이 대개 우리가 아는 콜럼버스의 이야기이다. 여기에 더해 지난 시대의 콜럼버스 전기에서는 그를 매우 과학적인 인물로 그렸다. 사람들 대부분은 지구가 평평해서 너무 멀리 항해해가면 배가 낭떠러지로 떨어진다고 믿었는데 반해, 콜럼버스는 지구가 둥글다는 사실을 알았던 선구적 인물이라는 것이다. 이는 결코 사실이 아니다. 그 시대에 웬만큼 지식이 있는 사람들에게 지구구형설은 상식에 속했다. 사람들 대부분이 미신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었는데 콜럼버스만 예외적으로 깨어 있는 선구자라는 식의 신화를 만들어낸 사람은 19세기 미국 작가 워싱턴 어빙이다. 이처럼 콜럼버스는 수많은 신화적 요소가 덧씌워져서 실제 면모는 짙은 어둠 속에 가려져 있다. …… 중세적 종말론에 경도된 신비주의자였던 콜럼버스의 이야기를 풀어내려고 한다. 우리가 지금까지 알고 있던 콜럼버스와 너무나 달라서 다소 당혹스러울지도 모르겠다. ―〈콜럼버스, 에덴동산의 꿈으로 근대를 열다〉(173~174쪽)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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