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만나는 소화의세계, 위액, 총기오발사고, 포트, 갈비뼈, 마르탱, 수술, 마취제, 버몬트, 생체실험, 위암, 나폴레옹, 비소, 헬리코박터균, 위내시경검사, 마셜, 비스무스,위암

2 years ago
3

들어가며

Chapter 1 입
1 침, 소화의 제1관문
2 혀의 즐거움
3 마음이 편하려면 이가 건강해야 한다

Chapter 2 식도
1 9초의 근육

Chapter 3 위
1 가장 친숙한 소화 기관
2 위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날까?
3 속이 쓰린 이유
4 위암, 한국인에게 가장 흔히 생기는 암
5 위를 잘라내면 체중이 줄까?

Chapter 4 간
1 사람의 몸에서 가장 큰 장기
2 간세포와 바이러스의 싸움이 만든 간염
3 병을 알려주는 간의 크기
4 가장 골치 아픈 질병, 간암
5 간을 살리는 마지막 방법, 간 이식

Chapter 5 쓸개
1 쓸개즙을 담는 주머니

Chapter 6 이자
1 음식물을 분해하는 소화효소의 공급소
2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의 생산지
3 예후가 좋지 않은 이자암

Chapter 7 작은창자
1 소화와 흡수의 핵심 장기
2 작은창자에 생기는 질병

Chapter 8 큰창자
1 큰창자의 구조와 기능
2 아랫배가 아픈 이유
3 건강의 지표, 대변
4 대장암이 늘고 있다
5 인류의 영원한 동반자, 대장균

Chapter 9 장내 미생물
1 당신의 건강을 좌우하는 몸속 생물

Chapter 10 항문
1 나폴레옹도 무너뜨린 아픔

참고문헌
사진 출처
찾아보기
책 속으로
맛에는 보통 단맛, 짠맛, 신맛, 쓴맛 네 가지가 있다고 한다. 뭔가 허전해 보이는가?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맛, 매운맛이 빠졌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매운맛은 ‘맛’이 아니다. 고추의 매운맛은 고추에 들어 있는 캡사이신이 혀에 통증을 가하는 것을 ‘맵다’고 느낄 뿐이다.
- 〈입〉 중에서

그러나 결론은 위암이었다. 비소는 당시에 널리 이용되어서 나폴레옹과 동시대 사람들의 몸에도 비소가 비이상적으로 축적되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아울러 2005년과 2007년에 위암이 사망 원인이라는 기록과 증거가 발견되면서 의문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 〈위〉 중에서

프로메테우스는 인간에게 불을 준 대가로 제우스의 저주를 받아 코카서스의 바위에 쇠사슬로 묶인 채 날마다 독수리에게 간을 쪼이는 형벌을 받게 되었다. 그러나 밤이 되면 간이 되살아나고 다음 날이면 다시 독수리가 간을 쪼았다. 그리스인들이 간의 재생 능력을 알고 이런 신화를 만들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간은 피부와 더불어 가장 재생 능력이 뛰어난 장기다.
- 〈간〉 중에서

꼭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것은 곰의 쓸개즙이 건강과 관련이 있다는 의학적 증거는 없다는 사실이다. 갖가지 기생충과 미생물이 들어 있을지도 모르는 야생동물의 체액을 가열하지도 않고 그냥 먹는 것은 새로운 인수 공통 전염병의 탄생을 기다리는 것과 별 차이가 없다.
- 〈쓸개〉 중에서

배 속에서 소리가 나는 것은 창자가 제 할 일을 잘하고 있다는 뜻이다. 창자 속에 들어 있는 대변이 점점 굳어가는데 그 사이로 기체가 빠져나오면서 꾸르륵거리는 소리가 나는 것이고, 배 속이 비어 있을 때는 소리가 더 잘 들리므로 배고플 때 소리가 나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 〈큰창자〉 중에서

살을 찌우는 장내 세균은 탄수화물을 흡수하는 기능이 좋고 그렇지 않은 쥐는 소화된 탄수화물 일부를 그냥 내보낸다. 비만을 유발하는 세균은 탄수화물을 대사하여 지방산을 만드는 능력이 뛰어나다. 이외에도 장내 세균은 숙주인 사람의 식욕을 자극하고 또 비만의 원인이 되는 염증을 유발하여 비만에 이르게 한다.
- 〈장내미생물〉 중에서 닫기
출판사 서평
▼ 세균을 막는 침부터 장내미생물의 쓸모까지
의학박사가 정리한 우리 몸 안내서
“천천히 먹어, 그러다 배탈 나”
어린 시절, 음식을 허겁지겁 먹을 때마다 우리 부모님들은 이렇게 말했다. 배탈, 말 그대로 배에 탈이 나는 일. 어떤 병을 이처럼 친숙한 말로 부르는 이유는 매일 음식을 먹지 않고는 살 수 없는 우리에게 꽤 흔히 찾아오는 몸의 고장이기 때문일 거다.
실제로도 그렇다. 내과 의사가 3명 이상인 중간급 병원에 가면 적어도 1명은 소화기내과를 전문적으로 공부한 의사가 있다. 소화에 문제가 생겨 오는 환자가 많아서 그렇기도 하지만, 우리 몸에서 소화 기능이 차지하는 중요성 때문이기도 하다. 우리 몸은 소화를 위한 거대한 기계에 가깝다. 치아부터 위, 간, 창자에서 항문까지, 인체 장기의 대부분이 소화를 위해 존재하며, 필수적인 호르몬도 소화기계통에서 주로 생산한다. 건강과 뇌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장내미생물도 소화 장기가 품고 있다.
《처음 만나는 소화의 세계》는 이처럼 중요한 소화의 기초적 지식을 짧고 친절하게 정리한다. 전체적인 틀은 입부터 식도, 위, 간, 쓸개, 창자를 거쳐 항문까지 향하는 순서로 되어 있다. 해당 장에서는 각 장기의 기능과 특징을 의학 용어를 최대한 배제한 채 청소년 이상이라면 누구나 읽을 수 있는 수준으로 쉽고 짧게 설명한다. 여기에 연구 과정에 얽힌 역사적 에피소드부터 혀가 느끼는 맛의 종류, 비만이 되는 원인 등 우리 삶에 밀접한 상식 그리고 위암이나 대장암이 생기는 이유와 같은 건강 지식까지 덧붙여 독자에게 다양한 지적 흥미를 줄 수 있게 구성했다.
이 책을 쓴 예병일 박사는 의학이 모두를 위한 교양지식이 되길 하는 목표로 이 책을 썼다고 말한다. 의학은 어려운 학문이 아니며, 교양으로서의 의학 지식이 필요한 때가 되었다고 말이다. 몸은 나를 이루는 것들이지만, 사실 우리는 자신의 몸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잘 모른다. 신경 쓰지 않아도 알아서 잘 굴러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느 한 군데 고장이 나면 그때서야 몸의 중요성을 인지한다.
몸을 이루는 장기들을 머릿속에 그릴 줄 알면 평소에 내 몸이 어떤 상태인지 살필 수도, 작은 변화도 미리 감지할 수도 있다. 나 자신의 몸 구석구석을 구체적으로 상상하는 힘, 그것은 나를 이해하는 하나의 방법이자 건강을 지키는 일이 될 것이다.

▼ 소화를 알면 암이 보인다
소화 장기는 한시도 쉬지 못하고 평생을 일한다. 그래서 인류의 난제, 암도 소화 장기에서 자주 생겨나는 것일지 모른다. 우리가 흔히 아는 위암, 간암, 이자암(췌장암), 대장암 모두가 그렇다.
위암은 우리나라에서 오랫동안 암 발병률 1위를 놓지 않고 있다. 세계적으로는 중국, 일본, 칠레, 아일랜드 등에서 위암이 많이 발생한다. 왜 그럴까? 대표적인 이유는 식습관이다. 짜고 매운 그리고 태우다시피 한 음식이 위에 부담을 주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으로 이민 가서 식습관을 바꾼 사람들을 조사해보니 위암 발생률이 현저하게 떨어졌다는 조사가 있다.
간암은 전 세계적으로 전체 암의 약 4%를 차지하는데 유독 한국, 중국, 일본 등에서 많이 발생한다. 간암은 바이러스 감염으로 발생하는 특징이 있는데, 우리가 간염 백신을 가볍게 보면 안 되는 이유다. B형, C형 간염 등이 만성이 되어 지속되면 간암이 찾아올 수 있다.
가장 무서운 암으로 알려진 이자암(췌장암)도 소화 기관에 생겨나는 암이다. 이자암의 대표적인 증상으로 얼굴이 노래지는 황달이 있는데 암이 쓸개즙이 나오는 관을 막아서 생기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이자암이 무섭다고 할까? 예후가 좋지 않기 때문인데, 병이 악화될 때까지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암이 이미 많이 퍼졌을 때 발견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 예후가 좋지 않은 이유 중 하나다.

▼ 총알 구멍에서 위액을 채취했다?
의학 역사에 얽힌 흥미로운 이야기
의학 지식을 따라가다 보면 그에 얽힌 흥미로운 역사도 발견할 수 있다. 1822년 6월 6일, 미국 미시간주에서 모피회사에서 일하던 마르탱이라는 청년에게 1m도 안 되는 거리에서 총알이 날아왔다. 총알은 마르탱의 왼쪽 옆구리를 뚫고 들어와 위의 앞쪽을 관통했다. 지역에서 유일한 외과 의사였던 버몬트가 곧바로 치료했지만 20분을 넘기지 못할 듯 보였다. 하지만 기적적으로 마르탱은 회복했다. 다만 위벽의 일부가 뚜껑처럼 열린 채로 말이다. 버몬트는 마르탱의 동의하에 마르탱의 위 구멍을 통해 연구를 진행했다. 이전에는 구토로 올라온 위액으로만 실험할 수 있었지만 마르탱의 위 구멍에서 바로 위액을 채취하고, 마르탱의 감정이나 신체활동에 따라 위액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를 알아낼 수 있었다. 버몬트와 마르탱, 이 둘은 지금까지 ‘인류 역사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의사와 환자의 관계’로 일컬어진다.
최연소 노벨 생리의학 수상자 밴팅에 관한 에피소드도 있다. 밴팅은 캐나다에서 개업했지만 환자가 없어 한때 먹고살 길이 막막했던 의사였다. 다행히 생리학 시간 강사 자리를 얻을 수 있었는데 이때 이자관을 막아서 샘세포를 위축시키면 당뇨병이 발생한다는 논문을 발견한다. 밴팅은 이자에서 혈당을 조절하는 물질을 찾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토론토대학교 생리학 교수 매클로드를 찾아가 자신의 아이디어를 제안한다. 거듭되는 요청에 매클로드는 8주의 휴가 동안 자신의 실험실과 조수를 내어주었고 휴가에서 돌아온 매클로드는 밴팅에게 혈당을 조절하는 물질을 발견했다는 소식을 듣는다. 이들은 이 물질을 인슐린이라 이름 지었다.
나폴레옹의 패배에 관한 속사정도 등장한다. 1815년 6월 16일, 나폴레옹의 군대는 리니 전투에서 프로이센군을 몰아붙였고 프로이센군은 큰 손실을 안은 채 퇴각해야만 했다. 하지만 나폴레옹은 그들을 추격할 수 없었다. 종일 말을 타고 지휘한 나폴레옹이 밤부터 찾아온 치핵 통증으로 꼼짝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17일 오전이 지나서야 겨우 비척거리며 일어났고, 프로이센군은 이미 멀리 도망간 뒤였다. 18일 나폴레옹은 웰링턴에서 영국군에 격파되었고 그렇게 나폴레옹의 시대도 막을 내렸다

Loading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