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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을 찾아서, 단재와 구보의 이순신, 최원식, 단재 신채호, 수군제일위인 이순신, 충무공, 벽초 홍명희 임꺽정, 환산 이윤재, 박태원, 금협산인, 불세출의 영웅, 성웅, 광화문
근대에 호출된 국난 극복의 영웅 이순신
임진으로부터 5~6년 동안, 왜적이 제 감히 바로 양호(兩湖)를 찌르지 못하기는 수군이 그 길을 막기 때문이오이다. 지금 신에게 아직도 전선 열두 척이 있으니, 죽을힘을 내어 막아 싸운다면 오히려 할 도리가 있아오리다마는, 이제 만약 수군을 전폐(全廢)하여 버린즉슨, 이는 곧 왜적이 다행히 여기는 바로, 저희가 호우(湖右)로 하여 한수(漢水)에 이를 것이라, 이는 신의 두려워하는 바로소이다. 전선이 비록 적사오나, 신이 죽지 않사오면 왜적이 감히 우리를 얕보지 못하오리다.
― 구보 박태원 역주, 『이충무공행록』 중에서
“신에게는 아직 열두 척의 배가 남아 있사옵니다”라는 충무공 이순신의 이 유명한 말은 명량해전을 앞두고 조정에 올린 장계에 나온다. 비록 조선 수군의 전력은 초라하지만, 이순신이 죽지 않고 막아 낸다면 왜군이 우리 조선을 감히 넘보지 못할 것이라는 충정 어린 표현이다. 영화 명량에서도 이 부분은 이순신의 압권이다.
단재 신채호(1880∼1936) 선생이 그의 3부작 ‘동국삼걸전’ 중 하나인 『수군제일위인 이순신』을 세상에 내놓은 때는 1908년, 일본의 조선 침탈이 노골적으로 자행되고, 대한제국은 망국(亡國)의 길로 가는 절체절명의 때였다. 단재가 이 시기에 『수군제일위인 이순신』을 집필한 이유는 이 책의 마지막 장에 나온다.
이에 이순신전을 지어 고통에 빠진 우리 국민에게 양식으로 보내노니, 무릇 우리 착한 남자와 미쁜 여자는 이를 모범하며 이를 보추(빠른 걸음으로 달림)하여 형극의 천지를 답평(평지같이 다님)하며 고해의 난관을 넘어갈지어다. 하늘이 20세기의 태평양을 장엄하고 제2의 이순신을 기다리나니라.
단재가 이 전을 지은 뜻은 단지 이순신을 불세출의 영웅으로 기리는 데에만 있지는 않았다. 이순신을 따라서 국민 하나하나가 제2의 이순신이 되는 것, 곧 국민 영웅을 바란 것이다.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유례없이 어려운 지금, 이순신에 기댄 단재의 염원은 현재도 유효하다. 마침 다가오는 4월 28일은 이충무공 탄신일이다.
이순신 최고의 전문가, 단재와 구보의 이순신
이순신의 영웅 이미지는 광화문의 이순신 동상처럼 우리 뇌리에 단단히 박혀 있다. 그렇다면, 이순신은 1592년 임진왜란이 발발한 이후로 쭉 이러한 이미지로 우리에게 남아 있었던 것일까? 임진왜란 이후의 논공행상과 실록 등의 역사적 기록을 살펴보면, 근대 이전의 이순신은 민족, 국민보다는 임금에 충성하는 신하로서의 이미지가 강했다. 이러한 이순신을 민족의 영웅으로, 국민의 영웅으로 처음 호출한 이가 바로 단재 신채호다. 『수군제일위인 이순신』은 1908년 5월 2일부터 8월 18일까지 국한문판 『대한매일신보』에 금협산인이라는 필명으로 연재되었는데, 단재의 이 작품은 이후로 이어지는 충무공 숭배의 원점이 되었다. 단재의 작품 이후 이순신은 국권 회복의 국민 영웅이 되었다.
이처럼, 이순신 숭모는 근대적인 현상이다. 물론 임진왜란을 계기로 ‘nation’에 대한 담론이 비로소 등장했다는 측면을 감안해야 하겠지만, 그럼에도 단재 이전의 이순신의 상(像)은 어디까지나 중세적 충(忠)의 테두리 안에 있었다. 단재는 임금보다는 나라 또는 인민에 충성하는 ‘이순신’을 다시 서사함으로써 근대적 영웅으로 재창안하는 한편, 이 전을 읽는 독자들 하나하나가 제2의 이순신이 되기를 바라는 강력한 염원을 묻어 놓았다.
단재 이후 최고의 이순신 전문가는 소설가 구보 박태원(1909∼1986)을 꼽을 수 있다. 그는 해방 직후부터 이순신전을 여러 번 연재했는데, 북에서 출판한 『임진조국전쟁』(1960)이 그 종결판이다. 그런데 소설보다 중요한 것이 구보가 서울에서 출판한 『이충무공행록』(李忠武公行錄, 을유문화사, 1948)이다. 이순신의 조카 이분(李芬, 1566∼1619)이 지은 「행록」(『이충무공전서』, 1800년 刊)은 이순신을 대상으로 한 최초의 전으로서 이후 모든 이순신전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데, 구보의 『이충무공행록』은 바로 이분의 「행록」을 번역하고 주석을 단 것이다. 번역 문장과 주석이 모두 훌륭하다. 구보의 번역 이후로도 이분의 「행록」은 여러 번역본이 나왔지만 구보를 넘는 본은 없다.
단재의 『수군제일위인 이순신』 이후
이 책의 저자 최원식은 단재의 『수군제일위인 이순신』 이후 이순신을 다룬 책들을 검토하여 이순신 이야기의 변모를 통시적으로 살폈다. 벽초 홍명희의 『임꺽정』(1928~1939), 환산 이윤재의 『성웅 이순신』(1931), 춘원 이광수의 『이순신』(1931~1932), 구보 박태원의 『임진조국전쟁』(1960), 노산 이은상의 『성웅 이순신』(1969), 김지하의 「구리 이순신」(1971), 김탁환의 『불멸』(1998), 김훈의 『칼의 노래』(2001)를 출간 시기를 기준으로 다루었고, 이와 함께 일본 작가 오다 마코토(小田實, 1932~2007)의 『소설 임진왜란』(1992)도 다루었다.
대한제국이 일제의 침략으로 위기에 빠진 20세기 초에 국권 회복의 메타포로 선택된 이순신은 일제강점기에는 민족 해방의 상징으로, 해방 이후에는 국민국가 건설의 영웅으로 받들어졌다. 그런데 이 저항의 이미지가 박정희(朴正熙) 시대에 노산 이은상(1903∼1982)의 부용(附庸)으로 개발독재의 체제 서사로 전환되었다. 광화문에 이순신 동상이 세워진 것도 이때다. 이순신을 빙자하여 임시정부에서 이탈한 자신을 변호할 속셈을 감춘 춘원 이광수의 『이순신』이 그 기원일 것인데, 마침 박정희가 그 애독자라고 전해진다. 춘원에서 박정희의 뜻을 받든 노산의 이순신을 거쳐 김훈에까지 드리운 이 경향은 이순신을 자신과 동일시함으로써 스스로를 박해받는 수난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런데 기존 이순신 연구자들은 이러한 경향의 원조로 단재의 『수군제일위인 이순신』을 든다. 하지만 저자는 단재가 서술한 이순신은 춘원의 이순신, 그리고 박정희 이후 선양되기 시작한 성웅 이순신과는 질적으로 다르다고 말한다. 단재는 스스로를 이순신에 비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러한 오해가 단재 연구의 부실함에서 기인한다고 본다. 단재 신채호는 임시정부 시절 미국의 힘을 빌려 독립하려는 이승만과 대립했으며, 민족주의자에서 무정부주의 아나키스트로 급진화하면서 이승만과의 사이도 결정적으로 멀어졌다. 6·25전쟁 이후 더욱 경직된 반공 친미 노선 속에서 단재는 철저히 외면되었다. 이런 단재가 다시 조명되기 시작한 건 아이러니하게도 친일파 박정희에 의해서다. 5·16쿠데타 세력은 남북 체재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4월혁명 이후 남한 민중 속에서 고조된 민족주의적 동력을 일정하게 수용하기 위해 단재를 복권시켰다. 신채호를 민족주의자로 고정시키면서 그의 다양한 사상적 변모 과정과 사적들이 연구되지 못했고, 국한문체로 집필한 그의 작품 『수군제일위인 이순신』도 여태껏 제대로 연구되지 못했다.
이 책의 내용
이 책은 전체 2부로 구성되었다.
1부 이순신 서사의 향방은 ‘해설편’이라고 할 수 있다.
단재의 『수군제일위인 이순신』을 축으로 이순신 서사의 내력을 비판적으로 개관하였다. 벽초 홍명희의 『임꺽정』에 등장하는 이순신부터 김훈의 『칼의 노래』에 등장하는 이순신까지, 각각의 책에서 묘사된 이순신의 특징과 영웅으로서의 면모를 자세히 살폈다. 그리고 이를 통해 단재의 이순신의 차이점도 거듭 설명하고 있다.
2부 단재와 구보의 이순신은 ‘자료편’이라고 할 수 있다.
단재의 『수군제일위인 이순신은 국한문체에 옛 고어를 많이 사용했는데, 그간 제대로 된 원전 비평을 거치지 못해 텍스트나 번역이 좀 혼란스럽다. 이 책에서는 1908년 신문 연재본을 꼼꼼히 대조하고, 정확한 교주와 번역 작업을 거쳐 정본 텍스트를 확정하였다.
구보 박태원이 번역하고 주석을 단 이충무공행록도 2부에 함께 수록했는데, 박태원의 번역문과 주석을 싣고, 저자의 교주가 필요한 경우 보충하되, 최대한 원문 그대로의 맛을 살렸다. 구보의 문장은 지금은 사라져가는 서울말(경아리 말)의 백미를 보여 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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