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음식학, 음식과 욕망, 공만식, 먹는다는 결정, 아간냐경 해석, 초기 불교, 우주 생성론적 신화, 욕계, 비시식, 오후불식, 식탐에서 성욕으로, 불교율장, 비구니불공, 미식

3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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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1장. 초기불교 우주론과 음식의 본질
1. 청정성에 관한 바라문의 주장에 대한 비판
2. 불교 수행자를 위한 우화로서의 ??아간냐경??
3. 우주, 그 상태의 악화
4. 음식의 객관적 양상과 구성 요소
5. 음식과 욕망, 그리고 세계
6. 음식과 성욕의 관계
7. 인간의 행위와 자연과의 관계

2장. ‘먹는다’는 결정
1. ??아간냐경??의 해석
2. 극단적 형태의 단식 거부
3. 불교에서 허용된 고행, 두타행
4. 비시식: 경전에 나타난 오후불식
5. 명상 수행의 예비 단계로서의 음식 수행
6. 음식이 가진 위험성: 맛과 양
7. 기독교 수도원 생활의 유사한 문제점
8. 식탐에서 성욕으로

3장. 불교 계율의 음식 규정
1. 불교 율장에서 음식 계율의 위치
2. 열 가지 음식 관련 바일제 조항
3. 금주 조항
4. 음식 관련 중학법

4장. 비구니 불공 음식 계율
1. 비구니 바일제
2. 여덟 가지 미식에 대한 비구니 회과법

5장. 금지 음식
1. 약건도의 음식 범위
2. 우유와 유제품에 대한 시각
3. 육식에 대한 시각

6장. 음식 관련 수행
1. 염식상과 신념처
2. 염식상
3. 음식에 대한 탐욕의 근본 처방으로서
책 속으로
『아간냐경』은 음식과 관련한 매우 흥미로운 내용을 담고 있다. 불교 수행자의 음식에 대한 적절한 태도를 다루고 있는데다, 이 경전의 세계관은 음식과 이외의 다른 많은 시스템들, 이를테면 우주, 사회, 심리학, 생리학과의 관계를 보여 준다는 점에서 그렇다.
--- p. 20

올리벨은 『아간냐경』에서 태초의 낙원과 같은 상태를 상실케 한 결정적인 요인은 음식을 먹는 행위였으며 음식을 먹는 행위는 점차 음식에 대한 집착과 의존을 야기하였다고 지적하고 있다.
--- p. 24

삼계 중 가장 높은 단계인 무색계에는 마음과 정신성, 마음의 대상만이 존재한다. 무색계 아래의 색계에는 향과 맛이 존재하지 않는데 이것이 색계와 욕계를 구분한다. 색계에서 향과 맛, 그리고 이와 상응하는 비식계와 설식계를 배제시킨다는 사실을 통해 이들 네 가지가 특히 욕망의 생기와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알 수 있다.
--- p. 42

성 기관이 생겨난 기원을 언급하기 전에 『아간냐경』은 태초의 중생이 먹었던 음식의 질이 그들의 탐욕 때문에 지속적으로 저하되고 있었음을 묘사하고 있다. 일련의 음식들이 등장하는 가운데 쌀의 등장은 중생의 상태를 악화, 즉 남녀의 성 기관이 발생하는 새로운 단계를 야기했다.
--- pp. 46~50

붓다의 주장에 따르면 음식의 적당한 섭취를 통해 건강한 몸과 마음에 생길 수 있는 즐거움은 감각적 쾌락으로 기능하지 않으며 이러한 경험은 불선법을 야기하지도 않는다. 그는 또한 음식을 적당히 섭취하면 깨달음을 얻는 데 이바지하지만 음식량을 과도하게 줄이면 육체적?정신적 기능을 손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 p. 88

붓다가 가진 음식의 맛과 양에 대한 태도와 명상 수행 간의 연관성은 중국 대승불교 문헌에도 지속적으로 등장하고 확장되었다. 중국 천태종은 이 두 가지 요소들-음식에 대한 태도와 그것과 명상 수행 간의 연관-을 다루고 있다. 이 종파의 문헌에는 이러한 요소 외에도 음식의 의학적 가치가 좀 더 두드러지게 나타나 있다.
--- p. 117

음식 맛에 대한 집착은 개인적으로 윤리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으며 나아가 사회적 문제로도 확대될 수 있음을 이 경전은 보여 주고 있다. 따라서 비구들은 음식이 가진 위험성을 인식해야만 한다고 붓다는 충고한다.
--- p. 127

기독교에서 식탐은 ‘일곱 가지 중죄’ 중 하나이며, 캐시언의 식탐 분류는 불교의 그것보다 좀 더 상세하다. 그는 수사(修士)들이 수도원 생활을 포기하는 이유를 음식과 관련된 세 가지 양상, 즉 시간, 양, 맛으로 분석한다. 식탐은 수도원 생활에서의 영적 친교를 제거하고, 세속성을 강화시키며, 고급 음식은 종교 수행자가 자신의 영적 이상 추구의 길을 잃어버리게 하는 유혹이라고 인식한다.
---- p. 130

바라제목차의 구조 내에서 음식 관련 조항들은 주로 바일제법과 바라제제사니법, 중학법에 위치하고 있다. 이들 계율은 덜 중한 계율 위반과 관련된 범주에 속한다. 음식 관련 계율 조항들이 낮은 위치에 놓여 있다는 사실은 앞 장에서 고찰한 경전에서 볼 수 있었던 붓다가 가진 시각을 확인해 주는데, 음식에 대한 제한이 출가 수행자의 수행 진전을 나타내는 지표가 아닌 덜 중요한 이슈로 간주됨을 보여 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식과 관련된 문제는 매일의 일상과 관련된 이슈이며, 이러한 범주의 계율 조항들은 비구와 비구니의 구체적인 일상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측면에서 그 중요성을 간과할 수 없는 조항들이다.
--- p. 143

사분율 바일제 39조는 조상 숭배 관념과 조상에게 바친 음식을 먹은 비구의 행위 사이에 갈등 양상을 보여 주고 있다. 네거리, 집의 문 앞, 개천 변, 나무 밑, 돌 옆 및 사당에 차려진 음식은 비구가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아니라 재가자들이 조상들을 위해 준비한 음식이다. 이 음식은 그들 조상의 사후 복리와 관계될 뿐만 아니라 음식을 바치는 후손인 그들의 장수와 세속적 부 등에 관계되어 있다. 따라서 비구들의 행위에 대하여 재가자들이 격노한 것은 이들의 조상 숭배 관념에 비추어 보았을 때 당연한 일이며 비구들의 행위를 절도로 간주한 것은 오히려 자연스러운 것으로 여겨진다.
--- p. 204

음주 금지는 주로 술 자체의 위험성과 관계되어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음식과 관련하여 어떤 행위를 금지하는 계율의 인연담에서 주요하게 관련되어 있는 초점은 재가자가 느끼는 감정이다. 인연담은 반복하여 수행자의 처신이 재가자의 기준에 부응하는가를 다룬다.
--- p. 217

빨리율 바라제목차는 다양한 방식으로 비구와 비구니에게 차등을 두고 있다. 음식과 관계된 행위나 식탐, 성적 행위, 성욕에 대한 규정에서의 차별은 다른 계율 조항에서의 경우보다 더욱 두드러진다.
--- p. 280

베다는 우유를 ‘천상수(天上水)’라고 묘사하고 있다. 『아타르바 베다(Atharva-Veda)』에서 우유는 생명과 활력을 주는 ‘수액’ 혹은 ‘액체’를 의미한다. 가장 이른 시기에 성립된 것으로 간주되는 『샤따빠타 브라흐마나(?atapatha Br?hma?a)』는 우유가 곡류(k??raudana)와 함께 요리에 사용되었다는 사실을 기술하고 있다.
--- p. 297

『능엄경』에서 유제품을 이용하지 않는 것은 사마디에 들어가는 전제 조건으로 간주되는데, 모든 『능엄경』 주석서들은 유제품에 관한 문제를 음욕, 살생, 도둑질 중 살생의 범주에서 다룬다. 이들 주석서는 우유와 유제품에 대한 중국불교의 독특한 시각을 명확히 드러내고 있다.
--- p. 307

왕권과의 연관, 군사적?경제적 중요성과 이 동물이 차지하고 있는 높은 위치 때문에 코끼리 고기를 먹는 것은 잘못이라는 해석과 대비되는 견해로, 다른 율장에서는 코끼리 고기가 금지된 것은 그 고기가 청정하지 못한 것이기 때문이라는 시각이 존재한다. 오분율은 코끼리 고기의 혐오성을 언급하고 있으며, 사람들은 코끼리 고기를 불청정하고 냄새나며 더러운 것이라고 생각했다.
--- pp. 319~320

생선과 고기가 비구에게 제공될 목적으로 준비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명시하고 있으며, 동물이 비구의 음식을 위해 도살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다. 만일 비구가, 그 고기가 자신을 위해 준비된 것을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하고, 의심되지 않으면, 다시 말해 그 동물이 자신을 위해 도살된 것이 아니라면 세 가지 관점에서 청정한 것이 된다.
--- p. 332

육식을 엄격하게 금하고 있는 대승경전들은 육식을 금하는 이유로 자비와 보살의 자비로운 성격을 언급한다. 보살은 대승불교의 이상적인 존재로서, 지혜와 자비를 구현하고 있는 존재로 규정된다. 보살 개념에서 깨달음은 그 자체로 목적이 아니며, 자비가 오히려 종교적 이상 성취를 위한 최고의 선이라고 말할 수 있다. 논리적으로 보살이 중생을 죽이거나 상해할 수 없는데, 왜냐하면 본질적으로 보살의 자비로운 덕성은 중생의 구체적인 괴로움에 응답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 p. 354

『청정도론』은 염식상이 소화되지 않은 음식의 이미지 등을 통해 신념처를 성취한다고 언급하고 있다. 이에 반해 설일체유부와 대승불교 경전들은 염식상이 신념처 수행을 통해 신체 부분, 장기, 체액의 불청정성에 대한 관찰과 연관된다고 말하고 있다. 비록 『청정도론』에서 염식상이 신념처 수행에서 비롯되어 신체의 불청정성과 관련된 혐오상의 전통을 계승하고 있다 하더라도, 그것은 설일체유부나 대승불교처럼 신체 부분, 장기, 배설물에 대한 혐오의 방식과 동일한 것은 아니다. 결국 상좌부와 설일체유부 및 대승불교는 염식상 수행에 있어 동일한 목적과 대상을 가지고 있지만 그 수행 방식은 동일하지 않다.
--- p. 381

시각, 후각, 촉각, 인식적 요소와 음식의 혐오를 일으키는 사회적 상황을 이용한 빨리어 문헌의 염식상 방식과 비교하여 이 방식은 식재료의 이름과 같은 의미론적 지식에 주로 의지하고 있다. 상좌부에서 염식상의 수행 방식은 음식 섭취 이전과 이후의 음식 상태 변화에 대한 지속적인 관찰을 요구한다. 한편 설일체유부의 방식은 음식 상태 변화의 관찰을 요구하지 않고, 신체 부분들이나 장기, 체액, 분비물과 연관된 식재료의 혐오성을 마음속에 지속적으로 각인시킨다.
설일체유부의 염식상 수행 방식은 대승불교에 의해 계승된다.
--- p. 411

현대 심리학은 ‘음식 혐오’를 두 가지 방식으로 설명한다: 1) 감각적 혐오, 2) 인식적 혐오. 감각적 혐오는 감각 기관을 통한 실제 경험에 근거한다. (…) 인식적 혐오는 실제로 피해를 본 경험과 상관없이 마음속에 형성되어 있는 부정적 연관과 관련되어 있다. (…) 설일체유부와 대승불교 염식상의 방식은 음식에 대한 의미론적 정보를 통해 혐오성을 야기하는 인식적 혐오라고 규정할 수 있을 것이다. 심리학자인 리차드 스티븐슨은 “인식적 혐오가 감각적 혐오보다 더 강력하고 지속적이다”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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