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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years ago

사라 매케이(Sarah McKay)
뉴질랜드에서 태어나고 자라 오스트레일리아에서 활동 중인 신경과학자로서 주로 여성의 생애 단계마다 뇌에서, 그리고 온몸에서 일어나는 일을 연구한다. 옥스퍼드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신경과학회(Neuroscience Academy)를 설립하기도 했다. 글쓰기뿐만 아니라 방송, 강연 등을 통해서도 뇌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설명하고 몸과 마음의 건강, 창의력 발휘 등에 필요한 정보를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닫기
역자 : 김소정
목차
들어가는 글- 여자 뇌의 주인으로 살아간다는 것

01 곧 태어날 여자 아기의 뇌 - 태아기
굉장한 정자 레이스
여자가 될 운명을 타고나다
뇌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태어나고 1000일이 될 때까지

02 아주 거룩한 시간 - 아동기
상호작용하면서 다듬어지고 정교해지다
어린 시절에 뇌를 발달시키는 경험
뇌에 영원히 흔적을 남기다
젠더 경험이 뇌 구조에 미치는 영향

03 사춘기는 뇌에서 시작한다 - 사춘기
성호르몬이 뇌 구조를 바꾸다
사춘기 시작 시기가 앞당겨지고 있다고?
그 누가 사춘기를 감당할 수 있을까

04 호르몬이 여자의 생각과 감정에 미치는 영향 - 생리 주기
생리를 경험하게 되면
생리 주기는 감정을 어떻게 바꿀까?
피임약이 우울증의 원인인가?

05 십 대 여자아이들의 뇌에 대하여
누가 청소년기를 잊을 수 있을까?
청소년기에 발달하는 사회적 뇌
“그때는 정말 좋은 생각 같았단 말이야.”

06 우울과 불안은 호르몬 탓인가
나는 언제 처음 우울해졌을까
우울증을 앓고 있는 뇌는 어떤 모습일까?
우울증의 남녀 차이는 성호르몬 때문인가?
우울증과 스트레스는 어떤 관계일까?

07 섹스와 사랑의 신경생물학
사랑을 생물학으로 들여다볼 때
성반응주기 탐구
섹스를 할 때 뇌에서 일어나는 일
옥시토신에 거는 기대

08 임신은 여자의 뇌 구조를 어떻게 바꾸는가 - 임신과 수유기
임신 기간에 변하는 것들
출산을 앞둔 설치류의 뇌에서 알 수 있는 것
임신 건망증은 정말로 있을까?
모유 수유를 하는 뇌의 좋은 점
뇌 가소성은 대가를 치러야 한다

09 갱년기의 뇌 건강에 관하여 - 갱년기
난소와 뇌가 연락을 끊어버리다
갱년기 증상은 모두 머릿속에만 있는 것이다?
갱년기에 수면 장애가 생기는 이유
갱년기 우울증, 브레인 포그, 치매
호르몬 대체 요법을 둘러싼 논쟁

10 오래 살면 뇌는 어떻게 변할까? - 나이 든 뇌
노화는 언제 시작되는 것일까?
여자가 남자보다 오래 사는 이유는?
치매는 여성의 뇌 건강 문제인가?
생활습관을 바꾸면 병의 진행을 늦출 수 있을까?

감사의 글 - 뇌와 인생의 이야기

참고문헌
책 속으로
난소는 여성의 생식 생활을 조정하는 세 신체 기관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세 신체 기관은 서로 연합해 ‘시상하부-뇌하수체-난소 축hypothalamic-pituitary-ovarian axis(이하 HPO 축)’을 이룬다. 난소를 제외한 두 기관(시상하부와 뇌하수체)은 뇌의 구성원이다. (본문 35페이지 중에서)

에모리대학교 연구팀은 12세부터 17세까지의 십 대 여자아이들 32명이 음악을 들으면서 마음에 드는 노래를 순서대로 번호를 매기는 동안 fMRI로 아이들의 뇌를 촬영했다. 처음 음악을 들었을 때 아이들은 노래의 인기도를 알지 못했지만 두 번째 들을 때는 실험 참가자들이 선택한 인기 음악 순위를 들을 수 있었고 원한다면 자신이 정한 순위를 바꿀 수 있었다.
(중략) 십 대 아이들은 어떤 노래가 아주 인기가 많다는 말을 들으면 다른 아이들과 같은 선택을 하려고 순위를 바꾸는 경우가 많았다. fMRI 촬영 결과, 십 대 아이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이 인기가 없다는 사실을 알면 불안과 부정적인 감정과 관계가 있는 뇌 지역이 활성화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는데, 논문 저자들은 이런 현상을 ‘불일치 불안mismatch anxiety’이라고 불렀다. (본문 164페이지 중에서)

유아기와 사춘기 초기까지는 남자아이나 여자아이 모두 비슷한 비율로 우울증을 경험한다. 사춘기 초기가 지나면 남녀 차이가 나타나며, 그 차이는 계속 유지된다. 남자와 여자가 겪는 우울증은 그 양상이 다르며 증상이 나타나는 강도도 다르다. 우울증으로 힘들어하는 남자보다는 우울증으로 힘들어하는 여자에게서 식욕 상실, 불면증, 무기력, 피곤, 통증 같은 증상이 더 많이 나타나는 것 같다. (본문 182페이지 중에서)

진 헤일스 여성건강재단은 테스토스테론과 성욕의 관계는 아주 복잡해서 테스토스테론 복용 여부를 결정할 때는 나이, 기분, 일반적인 행복 지수, 테스토스테론 치료를 받을 경우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 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스트레스, 인간관계, 감정이 호르몬보다 여성의 성욕에 훨씬 더 많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수전 데이비스의 말처럼 나빠진 관계를 ‘호르몬으로 고칠 수는 없다’. (본문 236페이지 중에서)

여자로 산다고 해서 날마다 몸의 여성성을 절감하는 이가 얼마나 될까. 아마 평범한 일상이 이어지는 날들에는 여자들도 남자들과 마찬가지로 그저 학생이나 직장인, 시민 등으로서 갖는 사회적 임무, 혹은 자식이나 양육자 같은 가정 내 역할을 소화하기만도 바쁘다. 그 바쁜 일상에서 본인의 생물학적 성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할 짬이 웬만해서는 잘 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사춘기나 갱년기처럼 성장이나 노화가 급격하게 일어나는 시기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임신이나 출산, 수유 등을 겪을 때는 더 말할 것도 없다. 이런 시기에는 스스로가 ‘여자 몸의 주인’임을 꽤 자주 실감하게 된다. 그리고 비록 사춘기나 갱년기, 임신 기간을 관통하고 있지는 않더라도 상당수 가임기 여성들이 몇 주에 한 번씩은 자신이 여자 몸으로 살고 있음을 또 격하게 확인한다. 생리 주기에 따라 아프지 않았던 곳이 아파오기도 하고 좀처럼 없던 어떤 욕구가 어쩐지 강해지는 변화를 체감하기도 하니까. 그런가 하면 노년기에 접어들 즈음 기억력이 예전 같지 않다고 느끼는 여성들은 두려움에 휩싸인 채로 의문을 가져볼 것이다. ‘혹시 치매가 오려는 건가?’

성장이나 노화의 어느 단계에서 혹은 호르몬 분비가 출렁대는 특정 시점에 ‘지금 내 몸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하는 의문을 품어본 여자들이라면 누구나 이 책에서 반가운 과학적 답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저자가 살펴보는 여정은 태아기부터다. 신경관 형성, 신경세포 증식, 신경 신호 운반, 세포 자멸 등이 나타나는 뇌의 모습을 비롯해 XX염색체를 가진 태아의 난소 발생 프로그램, 산모의 스트레스로부터 태아가 영향을 받을 가능성 등을 두루 살펴보며 세상 밖에 나오기 전부터 이미 정교하게 이루어지는 뇌 발달의 과정부터 살펴보는 것이다. (‘01. 곧 태어날 여자 아기의 뇌 - 태아기’ 참고)

태아기를 지나 세상에 나온 후 어린이, 청소년 시기를 거쳐 노년기에 이르기까지 겪는 성장과 노화를 살펴보며 저자는 우울증, 성욕 저하, 기억력 감퇴 등에 대해서도 객관적으로 바로 볼 것을 권한다. 예컨대 거부당하는 것에 고통을 유독 크게 느끼는 십 대 아이들에게도 감정 조절 능력을 가르쳐줄 수 있다고 언급하는가 하면, 난소가 노화된 후에도 열정을 잃지 않을 가능성 또한 이야기해준다. 임신했을 때 건망증이 심해진다는 근거는 매우 희박하며 오히려 임산부들의 인지 능력이 좋아진다는 연구 결과를 알려주는 대목도 의미 있다. 한편 치매는 여자들이 더 많이 걸린다는 통계를 접하고 두려움을 느껴본 여성 독자들은 저자가 정리한 뇌 건강 유지법을 통해 두루뭉술한 공포심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정신적, 육체적, 사회적으로 자극을 받으며 사는 사람들은 노화와 관련된 뇌 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낮아진다. (‘10. 오래 살면 뇌는 어떻게 변할까? -나이 든 뇌’ 참고)

생물학적 특성을 알기 쉽게 알려주면서도 뇌와 호르몬에 대한 균형 잡힌 인식을 함께 권유하는 이 책은 사실 다양한 연령대의 여성은 물론이고 여성을 더 이해하고 싶은 남성 독자들에게도 의미 있는 탐구서다. 성장하고 노화하는 과정에서 당황하고, 염려하고, 막연한 궁금증을 키워본 적 있는 이들이라면 이 책에서 조금 더 건강한 뇌의 주인으로 살아갈 자신감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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