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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과학 #성장 #노화 #삶
여성 신경과학자가 들려주는
여성의 뇌와 호르몬,
그리고 삶에 관한 흥미로운 기록!
사람들은 여자들이 모두 ‘여성의 뇌’를 가지고 있고 남자들이 모두 ‘남성의 뇌’를 가지고 있으며 우리 뇌가 ‘여자답다’거나 ‘남자다운’ 행동과 태도, 취향과 성격을 결정한다고 생각하기를 좋아한다. (중략)
성호르몬과 뇌 발달 과정을 연구하는 신경과학자 마거릿 매카시 교수는 남녀 차이를 둘러싼 논쟁을 가리켜 적절하게도 “뇌의 성별 차이는 누군가가 좋아하는 것보다는 크고 누군가가 믿는 것보다는 작다.”라고 했다. -본문 16~21페이지 중에서 목차
들어가는 글- 여자 뇌의 주인으로 살아간다는 것
01 곧 태어날 여자 아기의 뇌 - 태아기
굉장한 정자 레이스
여자가 될 운명을 타고나다
뇌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태어나고 1000일이 될 때까지
02 아주 거룩한 시간 - 아동기
상호작용하면서 다듬어지고 정교해지다
어린 시절에 뇌를 발달시키는 경험
뇌에 영원히 흔적을 남기다
젠더 경험이 뇌 구조에 미치는 영향
03 사춘기는 뇌에서 시작한다 - 사춘기
성호르몬이 뇌 구조를 바꾸다
사춘기 시작 시기가 앞당겨지고 있다고?
그 누가 사춘기를 감당할 수 있을까
04 호르몬이 여자의 생각과 감정에 미치는 영향 - 생리 주기
생리를 경험하게 되면
생리 주기는 감정을 어떻게 바꿀까?
피임약이 우울증의 원인인가?
05 십 대 여자아이들의 뇌에 대하여
누가 청소년기를 잊을 수 있을까?
청소년기에 발달하는 사회적 뇌
“그때는 정말 좋은 생각 같았단 말이야.”
06 우울과 불안은 호르몬 탓인가
나는 언제 처음 우울해졌을까
우울증을 앓고 있는 뇌는 어떤 모습일까?
우울증의 남녀 차이는 성호르몬 때문인가?
우울증과 스트레스는 어떤 관계일까?
07 섹스와 사랑의 신경생물학
사랑을 생물학으로 들여다볼 때
성반응주기 탐구
섹스를 할 때 뇌에서 일어나는 일
옥시토신에 거는 기대
신경과학자로서 뇌를 연구하고 뇌 과학 관련 글을 써온 저자가 오랫동안 품어온 이러한 의문은 어쩌면 뇌에 대해 알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궁금해하는 점이기도 하다. 사실 누구나 막연하게나마 알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형성되는 성격부터 놀고 공부하고 일하는 등의 일상생활이 알고 보면 다 뇌와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것을. 저자도 뇌가 발달하는 데에는 생물 메커니즘과 경험이 모두 중요하게 작용한다고 말한다. 즉 유전자, 호르몬, 생체 분자 같은 요소뿐만 아니라 사회관계, 교육, 문화 등도 우리 뇌를 만들어가는 데 주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한편 2012년에 발표된 한 논문에서는 난소 호르몬의 변화가 매력을 느끼는 데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오스트레일리아 여성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생후 12개월 이상의 아기를 기르는 어머니들이 생후 12개월 미만의 아기를 기르는 어머니들보다 행복과 정신 건강 점수가 낮게 나타났다는 결과를 알려주며 저자는 어머니 되기의 어려움과 산후 우울증이 관계를 지닐 가능성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그 밖에도 저자는 카이트 수켈이라는 학자가 fMRI 기계 안에서 자위로 오르가슴에 도달했을 때 뇌에서 활성화된 영역을 촬영한 프로젝트, 호르몬 대체 요법은 갱년기가 시작됐을 때 시작하면 뇌 건강에 도움을 주지만 갱년기가 끝난 뒤에 시작하면 오히려 뇌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연구자의 의견 등을 부지런히 소개한다. 이 흥미진진한 신경과학 탐구 여정에 동참하며 독자들은 뇌를 잘 알지 못해도 뇌와 친해질 수는 있겠다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여성 호르몬이 문제일까?’
생리 주기, 갱년기 등에 대한 고정관념을 파헤치다
월경 전 증후군을 심하게 겪는 여자들은 생리가 시작될 때마다 궁금해진다. 배, 허리, 가슴 등에 오는 통증은 물론 우울했다가 괜찮아졌다가 하는 변덕스러운 기분도 좀 나아질 방법은 없을까 하고. 갱년기라는 시기를 힘겹게 통과하고 있는 여성들은 또 어떤가. 얼굴이 수시로 화끈거리고 붉어지는 증상, 심해지는 감정 기복, 불면증 등에서 벗어나고 싶어 병원이나 약국은 물론 인터넷, 홈쇼핑 채널까지 순회하게 마련이다.
사실 월경뿐만 아니라 임신이나 피임 등과 관련해서 생리 주기에 전혀 관심을 가져보지 않은 가임기 여성은 드물 것이다. 그런가 하면 갱년기를 맞이하거나 끝내면서 갖가지 증상에 시달리며 괴로워하는 여성도 우리 주변에는 정말 많다. 그러다 보니 이에 대한 호기심이나 걱정, 그리고 고정관념이나 편견까지 만연해 있는 게 사실이다. 생리 주기나 갱년기에 대한 불확실한 정보에 지쳐 있는 독자라면 ‘04. 호르몬이 여자의 생각과 감정에 미치는 영향 - 생리 주기’나 ‘06. 우울과 불안은 호르몬 탓인가’ 등의 장에서 특히 더 자세한 과학적 답변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생리 주기 가운데 에스트로겐 수치가 낮고 프로게스테론 수치가 높은 황체기는 감정과 관계가 있는 기억이 훨씬 오랫동안 지속되는 경향이 있다. 널리 알려져 있듯이 에스트로겐은 우리를 보호해주는 호르몬으로 배란기 때 분비된 에스트로겐은 불안을 잠재워주는 역할을 한다. 충격을 받았을 때 에스트로겐의 수치가 높았던 여자들은 (수치가 낮았던 여자들에 비해) 두려움 소거(fear extinction) 현상을 더 많이 경험한다고 알려져 있다. 두려움 소거 현상이란 시간이 지나면서 끔찍한 기억이 점점 완화되고 떠오르는 빈도가 줄어드는 것을 말한다. (‘06. 우울과 불안은 호르몬 탓인가’ 중에서)
사실 저자는 여성 건강과 관련된 많은 문제를 생리 주기나 호르몬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보는 입장은 전혀 아니다. 에스트로겐이 불안을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하면서 생리 주기가 정서 기억이나 공감 능력에는 영향을 미칠 수는 있다고는 말하지만, 이마저도 잠정적인 결론임을 분명히 덧붙인다. 오히려 저자는 호르몬 변화가 인지 능력을 좌지우지하지는 못한다는 것을 강조하는 쪽이다. 한편 저자의 분석에 따르면 우울증을 더 심하게 만들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피임약 복용을 꺼릴 필요는 없다. 호르몬 피임약과 우울증이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는 근거는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았고 피임약의 긍정적인 역할 또한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저자는 홍조, 불면증 등의 갱년기 증상 역시 좀 더 다양한 각도에서 고찰해보길 권한다. 그리고 극적으로 변하는 호르몬 분비량 외에도 행복의 정도, 사회적 지지망, 수면 및 운동 습관, 인간관계, 출산 내력 등 살아오면서 겪은 다양한 요인이 갱년기 여성의 뇌 관련 증상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와 같이 이 책은 생리 주기나 갱년기의 특성과 여성 호르몬의 연관성을 면밀히 다루면서도 여성 호르몬에 과도하게 의지하여 여성의 몸과 건강을 설명하려는 시도와는 분명히 거리를 둔다는 점에서 차별화를 이룬다.
요람부터 무덤까지 여성의 성장과 노화
다양한 연령대의 여성이 겪는 심리적, 신체적 변화를 광범위하게 다루다
여자로 산다고 해서 날마다 몸의 여성성을 절감하는 이가 얼마나 될까. 아마 평범한 일상이 이어지는 날들에는 여자들도 남자들과 마찬가지로 그저 학생이나 직장인, 시민 등으로서 갖는 사회적 임무, 혹은 자식이나 양육자 같은 가정 내 역할을 소화하기만도 바쁘다. 그 바쁜 일상에서 본인의 생물학적 성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할 짬이 웬만해서는 잘 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사춘기나 갱년기처럼 성장이나 노화가 급격하게 일어나는 시기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임신이나 출산, 수유 등을 겪을 때는 더 말할 것도 없다. 이런 시기에는 스스로가 ‘여자 몸의 주인’임을 꽤 자주 실감하게 된다. 그리고 비록 사춘기나 갱년기, 임신 기간을 관통하고 있지는 않더라도 상당수 가임기 여성들이 몇 주에 한 번씩은 자신이 여자 몸으로 살고 있음을 또 격하게 확인한다. 생리 주기에 따라 아프지 않았던 곳이 아파오기도 하고 좀처럼 없던 어떤 욕구가 어쩐지 강해지는 변화를 체감하기도 하니까. 그런가 하면 노년기에 접어들 즈음 기억력이 예전 같지 않다고 느끼는 여성들은 두려움에 휩싸인 채로 의문을 가져볼 것이다. ‘혹시 치매가 오려는 건가?’
성장이나 노화의 어느 단계에서 혹은 호르몬 분비가 출렁대는 특정 시점에 ‘지금 내 몸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하는 의문을 품어본 여자들이라면 누구나 이 책에서 반가운 과학적 답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저자가 살펴보는 여정은 태아기부터다. 신경관 형성, 신경세포 증식, 신경 신호 운반, 세포 자멸 등이 나타나는 뇌의 모습을 비롯해 XX염색체를 가진 태아의 난소 발생 프로그램, 산모의 스트레스로부터 태아가 영향을 받을 가능성 등을 두루 살펴보며 세상 밖에 나오기 전부터 이미 정교하게 이루어지는 뇌 발달의 과정부터 살펴보는 것이다. (‘01. 곧 태어날 여자 아기의 뇌 - 태아기’ 참고)
태아기를 지나 세상에 나온 후 어린이, 청소년 시기를 거쳐 노년기에 이르기까지 겪는 성장과 노화를 살펴보며 저자는 우울증, 성욕 저하, 기억력 감퇴 등에 대해서도 객관적으로 바로 볼 것을 권한다. 예컨대 거부당하는 것에 고통을 유독 크게 느끼는 십 대 아이들에게도 감정 조절 능력을 가르쳐줄 수 있다고 언급하는가 하면, 난소가 노화된 후에도 열정을 잃지 않을 가능성 또한 이야기해준다. 임신했을 때 건망증이 심해진다는 근거는 매우 희박하며 오히려 임산부들의 인지 능력이 좋아진다는 연구 결과를 알려주는 대목도 의미 있다. 한편 치매는 여자들이 더 많이 걸린다는 통계를 접하고 두려움을 느껴본 여성 독자들은 저자가 정리한 뇌 건강 유지법을 통해 두루뭉술한 공포심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정신적, 육체적, 사회적으로 자극을 받으며 사는 사람들은 노화와 관련된 뇌 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낮아진다. (‘10. 오래 살면 뇌는 어떻게 변할까? -나이 든 뇌’ 참고)
생물학적 특성을 알기 쉽게 알려주면서도 뇌와 호르몬에 대한 균형 잡힌 인식을 함께 권유하는 이 책은 사실 다양한 연령대의 여성은 물론이고 여성을 더 이해하고 싶은 남성 독자들에게도 의미 있는 탐구서다. 성장하고 노화하는 과정에서 당황하고, 염려하고, 막연한 궁금증을 키워본 적 있는 이들이라면 이 책에서 조금 더 건강한 뇌의 주인으로 살아갈 자신감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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