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슬림 예수, 그 가난한 사람보다 더 소중한 말은 없다, 하느님의 집을 보십시오, 이 얼마나 아름답습니까, 이슬람인, 무함마드, 비교종교학, 공존과 평화, 꾸란, 복음내용, 종교

3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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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오랜 연구의 결과지만, 학자뿐 아니라《꾸란》과 ‘무슬림 예수’에 관심있는 일반인이 읽기에도 좋다. 크게 두 파트로 나뉘며, 1부에서는 예수 이야기를 둘러싼 역사적·문학적 맥락을 전반적으로 설명한다. 본론이라 할 2부에서는 복음 내용(예수의 말씀과 이야기)을 설명하는데, 연대 순서에 따라 번호를 붙였고, 인용 출처와 저자의 해설을 달았다.

저자는 다음과 같은 점을 특히 강조한다.

1. 이슬람인들은 예수를 특별히 사랑했다.
특히, 무함마드 시절에 나온 전통 중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는 무함마드가 예수와 가깝다는 점을 특별히 강조한다. “무함마드가 승리를 거두고 메카로 입성했을 때, 모든 우상을 파괴하라고 명령한 직후 카바 신전 안에 있는 동정녀 마리아와 아기 예수상을 마주하게 되었다. 그는 망토로 이 상을 덮으며, 이를 제외한 나머지 다른 형상은 모두 부수라고 명했다.” 이는 특별한 존경이 담긴 행위다.

이 무슬림 복음은 “이슬람과 예수의 연애사事 기록이며, 한 세계의 종교가 어떻게 다른 세계의 종교에 속해 있는 중심인물을 받아들이고 제 정체성을 구성하는 중요한 인물로 인식하는지를 보여주는,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특별한 기록”이다.

예수라는 인물이 널리 알려진 시대와 장소에서 이슬람이 탄생했다. 무수한 그리스도교 공동체가 서로 적대적인 모습을 자주 보이며 통일된 교회로 꽃피지 못한 상황이었다. 당시 아라비아 반도에서 유래한 유대교에는 경전과 민간전승, 신화 등이 온통 뒤섞여 있었다.

이슬람에서 예수 이미지가 처음 구체화된 곳은 《꾸란》이고, 이후 무슬림 복음으로 확장되었다. 세월이 가면서 초기의 핵심 어록과 일화는 계속하여 보태어지고, 대대로 전해졌다. 어떤 어록은 내용이 추가되며 주석이 붙었고, 또 어떤 어록은 짧아지기도 했다 무슬림 복음 속 예수는 《꾸란》에 나오는 모습과 많이 다르지만, 《꾸란》 속 모습은 훗날 나타나는 예수의 여러 모습에 중요한 토대가 되었다.

이슬람 초기는 주변 문화와 상호 작용이 빈번하게 이루어지던 시기였다. 고대 세계 기준에서 보면 급속히 빠른 속도로 이루 어진 정복 전쟁을 통해 초기 무슬림들은 매우 다양한 문화와 접촉했다. 예언자 무함마드가 사망한 632년 이후 60여 년에 걸쳐 무슬림은 스페인에서부터아프가니스탄에 이르는 모든 길에 전초기지와 공동체를 건설했다.

이미 초기 이슬람이 사유의 기본 구조, 즉 실재實在에 질서를 부여하고 해석하는 방식을 확립했기에 타 문화를 수용하고 교류할 수 능력이 있었다.

이 시기 이슬람과 그리스도교 간의 상호관계는 단순히 《꾸란》으로만 맺어지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교류, 종교적 만남, 실제 군사적 충돌 등의 역사적 환경에 의해서 결정되었다. 그런 과정을 통해 두 공동체는 종교적으로 매우 밀접한 관계를 유지했을 뿐 아니라, 상대방 전통에서 진리를 발견했을 때 또는 자신의 공동체에 부족한 면을 보완해주거나 성장시켜줄 요소를 보았을 때 적극 흡수해나갔다. 이슬람은 이미 자신의 개념 체계를 구축했기에 무슬림들이 그리스도교의 전승 전통·격언·설교 등을 받아들이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꾸란》에서는 ‘토라(유애인들의 율법)’ ‘그리스도교 복음서’ ‘시편’을 반복하여 언급하며, 유대인과 그리스도인에게 거기서 발견한 내용을 따르라고 요구한다.

무슬림 복음의 등장과 발전(p.55)
무슬림 복음 전체에서 예수 이야기는 점차 더 광범위한 내용을 다루며 그 양도 계속하여 증가하면서 무슬림 전통 안의 다른 예언자와는 차이를 보인다.

《꾸란》의 주된 관심은 예수가 지닌 특정한 교의적 상想을 바로잡는 데 있었으며, 예수의 전도 활동과 가르침 그리고 수난에 대해서는 거의 말하지 않았다. 무슬림 복음은 《꾸란》에 나온 예수의 삶에 대해 보충하거나 좀 더 자세히 설명할 필요가 있어 탄생했을 것이다.

무슬림 복음은 전반적으로 없던 것이 새로 생겨난 것 이 아니라 문자 전승이나 구전 전승을 통해서 하나의 종교 전통이 다른 종교 전통으로 스며드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슬람 초기 300년 동안 이슬람 중심 지역인 시리아·이라크·이집트에는 굉장히 많은 그리스도교도가 살았다. 이 사실은 예수의 풍부하고 다양한 모습이 가득한, 즉 살아 있는 그리스도교가 가까이 있었음을 의미한다. 천천히 그러나 꾸준히 그리스도교에서 개종한 이들이 늘어났고, 그러면서 분명 그들은 점차 중요한 가교 역할을 맡았을 것이다. 그러나 《꾸란》이 예수에게 매료되어 무슬림 지역에서 복음이 수집되고 전파되는 데 강력한 자극이 된 것 또한 분명한 사실이다.

예수는 금욕주의자 성인, 자연을 다스리는 자, 기적을 행하는 사람, 치유자, 사회적이며 윤리적 모범이 되는 모습으로 나타나고, 무슬림 복음은 전체적으로 확장된다.
이는 분명 종교라는 나무에 달린 신비주의적이고 초규범적인 성격의 가지가 이웃 나무의 유사한 가지와 가장 가깝게 얽히는 현상을 보여준다.

2부
"눈으로 보는 것에 마음을 두지 않고 마음의 눈으로 볼 줄 아는 사람에게 복이 있을 것이다.” -?Abdallah ibn Qutayba (d. 271/884), ?Uyun, 2:268.

그리스도가 말했다. “이 세상은 다리다. 이 다리를 건너라. 그러나 다리에 얽매이지는 말아라.” -?Abdallah ibn Qutayba (d. 271/884), ?Uyun, 2:328.
예수가 제자들에게 말했다. “나를 따르는 사람들이 서로를 알아볼 수 있는 표식은 서로 사랑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는 제자 예슈아?에게 이렇게 말했다. “주님을 위해서라면 너는 온 마음을 다해 그 분을 사랑해야 한다. 그리고 네 이웃을 네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
- Abu Hayyan al-Tawhidi (d.after 400/1010), Risala fi al-Sadaqa wa al-Sadiq, p.64 (Asin, p.551, no.130; Mansur, no.57; Robson, p.54).

예수가 이스라엘인들에게 물었다. “씨앗은 어디에서 자라고 있는가” 그들이 대답했다. “흙에서 자랍니다.” 예수가 말 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지혜는 오직 흙과 같은 마음 에서만 자란다.”
- Abu Hamid al-Ghazali (d. 505/1111), Ihya??rUlum al-Din, 4:347 (Asin, p.416, no.89; Mansur, no.171; Robson p.49).

예수가 말했다. “이 세상에서의 삶은 세 가지 날들로 되어 있다. 네가 어찌할 수 없는 어제와 맞이하게 될지 알 수 없는 내일, 잘 보내야 하는 오늘이 그것이다.”
- Abu Hamid al-Ghazali (d. 505/1111), Minhaj al-?Abidin, p.29 (Asin, p.574, no.173; Mansur, no.195; Robson p.58).

예수가 말했다. “통치자는 타락해서는 안 된다. 사람들은 그가 절제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또한 통치자 는 폭군이 되어서도 안 된다. 사람들은 그가 정의롭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 Ibn Abi Randaqa al-Turtushi (d. 520/1126), Siraj al-Muluk, p.182.

예수가 말했다. “네가 살아있을 때는 사람들이 너를 그리워하고, 네가 죽었을 때는 너 때문에 눈물 흘릴 수 있도록 잘 살아라.” - Muhyi al-Din ibn ?Arabi (d.638/1240), Muhadarat al-Abarar, 2:2 (Asin, p.585, no.196; Mansur, no.219; Robson p.60).

요한과 예수가 만났을 때, 요한은 예수에게 이렇게 말했 다. “저를 위하여 하느님께 용서를 구해주십시오. 그대가 저보다 더 낫기 때문입니다.” 예수가 대답했다. “그대가 나보다 낫소. 나는 내게 평화가 있기를 빌었지만 하느님께서는 당신에게도 평화가 있다고 말씀하시는군요.” 하느님은 두 사람의 장점을 알고 계셨다. --- 본문 중에서2. 비교종교학의 관점에서 무슬림 예수는 두 종교의 만남을 넘어 공존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무슬림 예수는 하나의 종교가 다른 종교에서 뛰어난 영성을 지닌 이상적 인물을 빌려오며 교리를 확장해나간 특이한 사례다. 저자는 이를 그리스도교가 더 뛰어난 종교였기 때문에 이슬람이 이를 받아들인 게 아니라, 그리스도교의 내용을 충분히 수용할 만큼 이슬람의 체제가 성숙했던 것으로 본다. 그리스도교를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 성장시켜줄 요소로 보고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해 스스로를 풍부하게 했다는 것이다. 이는 종교문화가 어떻게 총체적으로 서로 영향을 주고받아 공존할 방법을 배우는지 보여준다.

3. 공존과 평화
무슬림 복음에 나오는 이슬람 예수는 탁월한 종교적 인물이며, 거의 자연스럽게 두 종교의 환경을 넘어선다. “한 종교는 그를 크게 키워주었고, 또 한 종교는 그를 자기 종교 안으로 받아들였다.”
오늘날 여전히 그리스도교와 이슬람교 사이에 갈등이 첨예하다. 저자에 따르면, 이런 시대에 우리가 ‘무슬림 예수’를 만나는 일은 “그리스도교와 이슬람교 양 극단처럼 보이는 이들이 서로에게 훨씬 더 열려있었고 서로의 신앙고백을 더 잘 알고 있었던, 그리고 보다 더 서로를 신뢰 했던 시대와 전통을 기억하는 일”이다.

“무슬림 전승에서 예수는 그들이 매우 헌신하고 사랑하는 경외의 대상이다. 그는 《꾸란》에서 말하는 예언자 직분을 수행하면서 이슬람 전통 안으로 성큼 들어서서, 논쟁을 끝내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생생하고 살아있는 도덕적 목소리가 되었다.”

발간 의의: 혐오를 넘어 공존으로

우리 사회에는 이슬람, 난민 등 낯선 문화에 대한 혐오가 만연해있다. 그런데 제대로 알려고 노력은 거의 없다. 이슬람에 관해서는 서양 언론을 통해 접한 서구의 시각을 마치 우리의 올바른 시각으로 믿고 있는 경우도 많다. 전세계 이슬람은 57개 국가에 인구 17억에 달한다. 이유도 없이, 알지도 못하면서 이슬람을 적대하고 있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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