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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years ago

책소개
[서문]

“이아손과 아르고호 선원”에 관한 그리스신화에는 상반된 성격의 메데아(Medea)라는 인물이 나온다. 그녀는 아름다운 공주, 버려진 신부, 혐오스러운 아동 살인자, 성직자와 마녀로 그려지지만 무엇보다 메데아는 독약 제조자이자 독살자였다. 그녀는 황금양털을 지키는 뱀을 독살하는가 하면 직접 제조한 묘약으로 아르고호 선원인 아탈란타의 부상을 치료하고, 이아손의 아버지 아에손의 젊음을 되찾아 주었으며, 헤라클레스의 죄를 씻어주었다. 메데아는 정신을 어지럽히는 약으로 청동거인 탈로스를 미치게 했으며, 옷과 왕관에 독을 묻혀 이아손의 새 신부 글라우체와 그녀의 아버지 크레온을 결국 죽게 했다. 그리고 하데스의 사냥개인 케르베로스(Cerberus, 머리 셋에 뱀 모양의 꼬리를 가진 지옥을 지키는 개)의 떨어진 침에서 자란 바곳을 와인에 타서 테세우스의 목숨을 빼앗으려고 했다.
병을 치유하고, 젊음을 되찾아 주며, 영웅을 죽이고, 미치게 하는 등의 결과는 초자연적인 능력을 가진 마법 풀의 작용이다. 이 물질은 메데아의 성격만큼 상반되는 신비로운 존재이며 메데아는 독의 수많은 속성을 그대로 드러낸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에서는 독의 복합적인 특징 중 일부를 포착하여 역사와 문화, 과학과 종교, 의학과 살인의 측면에서 보이는 독의 다양성에 대해 설명한다. 그러나 먼저 모든 독은 단순히 화학물질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독의 특별한 효능은 약학적으로 강력하다는 사실에서 나온다. 그로 인해 유독하기도 하지만 약효와 마취의 효력도 갖게 된다. 독, 의약, 마취는 기본적으로 같은 속성의 또 다른 일면이다.
신화 속의 메데아와 마찬가지로 독은 누군가를 죽이기도 하고, 넋을 빼기도 하며, 약이 되어 치료도 한다. 그리고 사람들 상상처럼 예전부터 독은 마법과 신화, 마녀와 무당의 세계와 연관되어 있었다. 최근에는 그 명성이 신성을 벗고 마법사가 아니라 살인자의 분야로 세속화 되었지만 여전히 신화적인 심지어 낭만적인 존재이다. 독과 독살자는 여전히 우리를 유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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