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생과 사의 수수께끼에 도전하다, 다치바나 다카시, NHK 스페셜, 암은 유전자의 질병, 불사의 세포, 분자표적약, 살세포약, 암세포, 암이끈질긴이유, 혈관신생인자, 박테리아

3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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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항암제는 크게 세포를 죽이는 ‘살세포약’과 ‘분자표적약’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살세포약은 본래 독가스에 뿌리를 둔 독극물 자체입니다. 요컨대 암세포 자체를 죽입니다. 그러나 암세포만 죽이기는 힘들고, 정상 세포까지 많건 적건 죽이므로 부작용을 피할 수 없습니다. 분자표적약은 시그널 패스웨이Signal Pathway를 선택적으로 막아보자는 발상에서 나온 약입니다. 이는 일시적으로는 잘 듣지만, 효력은 일정 기간뿐입니다. 시간이 지나면(대개 2개월 정도) 암은 봉쇄된 패스웨이를 돌아가는 우회로를 만듦으로, 더 이상 약이 듣지 않습니다. 그래서 다른 분자표적약을 사용하지만, 그것도 그렇게 종류가 다양하지 않아서 조만간 “이제 더 써볼 약이 없습니다”라는 말을 듣는 단계에 옵니다. --- 「열쇠와 열쇠 구멍」 중에서

생물 진화의 초기 단계에는 지구에 산소 자체가 희박했습니다. 생물이 바다에서 뭍으로 올라온 초기에는 물과 물을 오가는 양생류 생활을 했는데, 그때는 산소를 그리 충분하게 획득할 수 없었을 겁니다. 그런 상황에서 HIF-1이 작동한 스위치 가운데 하나가 혈관신생인자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산소가 부족한 환경에서 새로운 혈관을 하나 더 늘릴 수 있다면, 산소를 공급하는 파이프를 하나 더 늘리는 것이 되므로 생존 능력이 크게 향상되겠지요. (…) HIF-1과 혈관신생인자는 모두 암에게 가혹한 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힘을 주고, 온갖 치료법에 의한 공격에도 견뎌내고 살아남는 강인함을 주었습니다. --- 「암이 끈질긴 이유」 중에서

암은 오랜 진화의 역사가 낳은 병입니다. 그래서 그렇게 강인합니다. 만약 우리가 박테리아나 아메바 같은 단순한 생물이라면 결코 암에 걸리지 않을 겁니다. 우리가 진화의 맨 끝에 있는 생물, 다세포생물의 진화에서도 맨 끝에 위치한 60조 개의 세포를 가진 생물이기 때문에 쉽게 암에 걸립니다. 암의 최대 무기는 오랜 진화의 역사상 가장 초기 단계에서부터 이어져 내려온 생명의 가장 기본적인 구조 자체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그에 맞서는 우리의 무기는 진화의 오랜 역사가 낳은 두뇌이며, 그 두뇌가 주는 우리의 불굴의 의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암이 제 아무리 강인하다 해도 그 강인함의 수수께끼를 기필코 밝혀내고야 마는 우리의 뇌와, 암이 아무리 강인하다고 해도 그것을 기필코 극복해내고야 마는 우리의 강한 의지, 이것이 암에 맞서는 인간의 최대 무기라고 봅니다. 그리하여, 시간은 걸리겠지만 암은 반드시 극복될 거라고 나는 믿습니다. --- 「암과 생명의 진화」 중에서

생명이 탄생한 이래 모든 생명은 서로 연결되어 살아왔다는 겁니다. 이 세계에 생명이 생겨나고 수십억 년이 지났지만 모든 생명은 언제나 서로 연결되어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그 결과 우리가 지금 여기에 이렇게 존재하고 있습니다. (…) “인간과 암의 올바른 관계는 영원한 적대 관계의 지속이 아니라 공존과 공생을 지향하는 길밖에 없다”는 말의 참된 의미도 거기에 있지 않을까요? --- 「생명의 고리」 중에서

“다치바나 다카시는 낙관도 절망도 아닌, 근거에 입각해서 자신의 암을 직시하는 휴머니스트다!!”
가족의 암 투병을 계기로 나는 십여 년 전부터 암 관련 서적을 종종 읽어왔다. 그래서 더욱 궁금했다. 늘 지식의 최전선에 있고자 노력해온 제너럴리스트는 자신의 암을 어떻게 맞았을까. 또, 주변에서 비극적인 암 투병 사례를 보면서 현대 암 의료에 의문이 많았던 터라, 저자가 현대 암 의료에 어떤 태도로 임했는지도 궁금했다. (…) 사람은 적의 정체를 파악할 수 없을 때 공황과 공포에 빠진다. 그런 점에서도 나는 이 책이 일반인은 물론이고, 암 환자와 그 가족들에게도 실용서에 가까운 암 관련 서적들 못지않게 유용할 것이라고 믿는다. --- 「옮긴이의 말」 중에서

“암 환자로서의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진솔하면서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게 잘 정리한 교양서!”
비의료인, 그것도 종양학과는 거리가 있는 사람이 집필했음에도 불구하고 심도 있는 취재를 통해 현재 암과 관련한 중요한 이슈들을 정확하게 지적하고 있다. 특히, 현재의 암 치료의 한계적 측면에서 저자가 확실히 경험하고 느낀 바를 정확히 지적했다고 생각한다.
--- 「감수자의 말」 중에서
출판사 리뷰
보건복지부가 ‘2009년 국가암등록 통계’를 발표했다. 우리나라 국민들이 제 수명까지 살면서 암에 걸릴 확률은 36%정도로, 약 3명 가운데 1명이 평생에 한번은 암과 맞닥뜨린다고 한다. 한국은 국가암관리사업이 본격적으로 확대된 2000년 이후 현재까지 암 발생률은 연평균 3.4% 정도의 지속적인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반면 2005년부터 2009년까지 발생한 암환자의 5년 상대생존율은 62%로, 1990년대와 비교할 경우 생존율이 뚜렷이 증가했다고 한다. 암 환자 80만 시대! 적을 알고 싸워야 이길 수 있듯이, 인류 최대의 질병인 암을 제대로 알아야 하는 것은 이제 현대인의 필수교양이라고 할 수 있다. 2012년, 새해를 맞아 새로운 마음으로 한 해의 계획을 세우는 지금, 우리가 가장 먼저 세워야 할 신년계획은 몸의 건강을 지키는 약속일 것이다.

이 시대 최고의 과학저널리스트 다치바나 다카시 ?
생의 한가운데에서 암과 조우한 지知의 거장
암과 생명에 관한 본질을 정면으로 파헤치다!

어느 날 우연히 암癌을 맞닥뜨린 지知의 거장, 다치바나 다카시! 일본 대표 지성인인 그는 자신의 암과 어떻게 대면했을까? 다치바나 다카시는 그답게 객관성을 잃지 않고, 자신이 겪은 인류 최대의 질병인 암의 정체를 정면으로 파헤친다. 이 책은 방광암 판정을 받았을 때부터 수술 후 치료 과정까지 저자의 경험과 해외 유명한 암 전문가들의 인터뷰와 방대한 취재를 바탕으로, 암을 과학적으로 탐구하고 생명과 죽음에 관해 인문학적으로 고찰한 현대인을 위한 의학교양서다. 암은 오랜 진화의 역사가 낳은 병이며 사람은 유한한 생명이기에, 저자는 암과 싸우기보다 공존을 택한다. 그리고 단순히 생명을 연장하는 것보다 삶의 질에 대해 생각해보고, 세 사람 중에 한 명이 암으로 죽는다는 오늘날에 ‘암’을 공부하는 것이야말로 현대인의 필수교양이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시간이 지날수록 암과 더욱 가까워질 것이고, 저자의 재발 확률보다 아무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우리가 암과 비극적으로 조우할 확률이 더욱 높기 때문이다!

제1장은 NHK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NHK스페셜〉의 ‘암, 생과 사의 수수께끼에 도전하다(2009년 11월 23일 방영)’를 위해 취재한 내용을 엮었다.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암유전자 RAS를 최초로 발견한 ‘로버트 와인버거’ 교수, 암 줄기세포 연구의 세계 1인자인 스탠포드대학의 ‘마이클 클라크’ 교수 등 저명한 암 분야 권위자들의 견해와 최첨단 자료를 수집, 암의 발생기전과 현재 의학의 한계까지 다루었다. 제2장은 2007년 12월, 방광암 수술을 마친 저자가 월간《문예춘추》에 연재한 〈나는 암 수술을 했다(2008년 4월호~7월호)〉라는 수기를 모았다. 사건 순서에 따라 (1)방광암 선고 (2)주치의와의 대화 (3)암 수술 (4)방광암의 정체 등으로 나눠, 저자가 처음 혈뇨를 발견했을 때부터 PET검사, 생체 검사 등을 통한 의사로부터 방광암 선고를 받은 일, 수술과 수술 전후의 치료 과정 등의 경험을 생생한 내레이션으로 서술하였다. 이로써 독자들이 간접적으로 암 환자를 체험하게 하여 암과 병원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불안감을 감소시켜줌은 물론, 수술 도구 및 원리, 마취의 종류와 인폼드 콘센트, 완화 치료와 대체 요법, 항암제의 명암 등 현재 암 치료의 일반상황을 쉽게 풀어냈다. 한편, 처음 맞닥뜨린 ‘암 진단’ 앞에서 자신에게 암을 알린 의사와 싸우는 환자가 많은 점을 지적하고, 암과 싸울 것인지 의사와 싸우는 것인지 생각할 것, 항암제나 대체 요법 등에 대한 편협한 고정관념, 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남은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것이 과연 현명한 일인가 등 암과 우리네 삶의 관계를 깊이 성찰할 수 있는 소중한 순간도 제공하고 있다.

다치바나 다카시가 만난 세계적인 암 전문가들

“우주 만물은 아무 것도 없는 데서 생성하여 마침내 소멸과 죽음을 맞는다.”
- 자신의 함암제 치료과정을 과학자의 눈으로 기록한 세계적인 물리학자 ‘도즈카 요지’

“인체는 지극히 복잡한데도 60, 70, 80이 될 때까지 몸 전체가 붕괴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기적이다. 모든 사람이 끝까지 암에 걸리지 않는 것이야말로 기적과 같다.”
- 암 유전자 RAS를 최초로 발견했으며, 암 연구자들의 교과서인 『암 생물학』의 저자인
세계적인 암 권위자 ‘로버트 와인버거’ 교수

“암은 대부분 저산소 상태에서 자연히 도태된다. 하지만 극한 상황에서도 견딜 수 있도록 스스로 변형된 암세포는 방사선이나 항암제 치료에도 살 수 있는 더욱 강력한 세포가 된다.”
- 침윤과 전이의 열쇠 유전자를 세계 최초로 발견한 ‘그렉 세먼자’ 박사

“암을 만드는 암 간세포는 생명을 유지시키는 간세포와 많이 닮았다. 그래서 섣불리 암 간세포를 공격하면 생명이 위험해지거나, 내성을 키워 더욱 강력한 암이 만들어진다.
- 암 줄기세포 연구의 일인자인 스탠포드대학의 ‘마이클 클라크’ 교수

“장기를 재생하는 IPS세포를 만드는 과정은 암이 생기는 과정과 닮았다. 결국 재생능력은 암에 걸리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강력한 재생능력을 지닌 생물은 다리가 잘려도 금세 다시 생겨나지만, 동시에 암에 걸리기도 쉽다. 그래서 인간은 자손을 남기기 위해, 진화 과정에서 암에 걸리지 않도록 눈물을 머금고 재생능력을 포기한 것이 아닌가 한다.”
- IPS세포를 세계 최초로 만든 교토대학의 ‘야마나키 신야’ 교수

“죽음은 일상 곁에 있고, 죽는 방식은 사람마다 다르다. 35년간 일하면서, 많은 과학자들이 끝내 규명하지 못한 생명, 우주의 생명은 죽음을 품고 있어서 더욱 굉장하다.”
- 수천 명의 암 환자를 돌보는 노노하나진료소의 ‘도쿠나가 스스무’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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