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변방을 걷다, 최상운, 모나코 ,초미니왕국, 프랑스남부, 코트다쥐르, 로마바티칸, 간척사업, 이탈리아, 그라나다, 세비야, 시에나, 루카, 체코, 헝가리, 폴란드, 발칸반도

3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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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변방 도시들의 매력을 재발견하다!

이 책은 고도의 발전으로 빽빽한 중앙부가 아닌 낯선 변방의 매력을 찾아보고 느껴보는 색다른 유럽 여행기이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유럽의 변방 도시 19곳을 통해 유럽의 숨은 매력, 진정한 유럽의 모습을 비로소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유럽 중에서도 한 나라의 수도나 중심도시가 아닌 이른바 지방, 주류가 아닌 비주류에 속하고 특유의 문화를 발달시킨 도시를 소개한다. 그 여정은 유럽 대륙의 서쪽 끝인 스페인에서 시작해서 동쪽의 끝인 터키 이스탄불에 이르러 대장정의 막을 내린다. 유럽의 잘 알려지지 않은, 그럼에도 너무나 아름다운 도시들을 여행한 저자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그 신비로운 매력에 흠뻑 빠질 것이다. 사진작가인 저자의 빼어난 사진을 감상하는 것도 이 책의 또 다른 별미다.

이 책은 서유럽 중심의 여행기가 주를 이루는 기존의 수많은 유럽 여행서들과는 확실히 차별화된다. 우리에게 익히 많이 알려진 나라들, 이를테면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등의 나라들에서는 우리가 잘 모르는 도시들을 찾아간다. 그라나다, 세비야, 시에나, 루카 등의 아름다운 도시들이 여기에 속한다. 또 한편으로 우리에게 아직까지는 잘 알려지지 않은 나라들에서는 신비로운 모습을 간직한 수도나 옛 수도 등을 찾아간다. 동유럽의 체코, 헝가리, 폴란드나 발칸 반도의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등의 나라들이 여기에 속한다.

이것이 진짜 유럽여행이다!
평생 잊지 못할 유럽의 도시기행!

변방이란 말에는 어쩐지 숙명적으로 느껴지는 애환이 있다. 그리고 묘한 친밀감도 있다. 애환은 중심에서 떨어져서 그곳을 동경하는 존재들이 가지는 어쩔 수 없는 감정이다. 친밀감은 어디서 생기는가? 그것은 필자를 포함한 사람들 대부분이 사는 곳이 중심에서 떨어진 변방이며, 그들 대다수의 삶이 ‘변방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변방에서 변두리적인 삶을 사는 필자의 변방 여행기다. 수평선 너머의 세상이 항상 궁금했으며, 모름지기 여행에서는 무엇보다 즐거워야 한다고 믿는 저자의 여행 철학이 이 책에 잘 녹아 있다.

저자가 여행한 곳들은 우리에게 조금은 낯설기에 더욱 신비스럽다. 저자는 다음과 같은 경로로 변방 도시들을 방문한다. 우선 이탈리아는 로마나 피렌체가 아닌 그리 알려지지 않은 시에나와 루카를 여행한다. 로마와 피렌체에 가려 자기보전에 매달려야 했던 역사의 잔해를 확인한다. 스페인에서는 중세 유럽에서 문화적으로 가장 뛰어났던 남쪽 안달루시아 지방의 그라나다와 세비야를 찾아간다. 프랑스는 낭만의 도시 파리가 아닌 훨씬 남쪽에 있는 니스와 칸을 방문해 니스 카니발과 칸 영화제 현장을 방문한다. 더불어 초미니 왕국 모나코에서는 세계적인 자동차 경주도 관람한다. 또 유럽에서도 변방인 동유럽 체코의 프라하와 헝가리의 부다페스트, 폴란드에서는 옛 수도 크라쿠프를 방문한다. 오스트리아에서는 음악의 수도 빈과 모차르트의 고향 잘츠부르크, 독일은 뮌헨과 하이델베르크를 간다. 크로아티아에서는 두브로닉과 스플릿, 슬로베니아에서는 류블랴나를 여행한다. 마지막으로 수천 년의 세월을 간직한 그리스 아테네와 유럽의 끝자락에 있는 터키의 이스탄불을 방문한다.

[예스24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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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으로
아름다운 곳이 숱하게 널린 나라 이탈리아에서도 많은 이들이 최고로 쳐주는 곳이 토스카나(Toscana)다. 수도 로마에서 조금 떨어진 이탈리아 반도 중부에 있는 이 지역에서 가장 유명한 도시는 아무래도 피렌체(Firenze). 그리고 예전에 이 도시와 어깨를 나란히 할만한 곳이 바로 시에나(Siena)였다. 역사적으로나 문화적으로 두 도시는 경쟁관계에 있었다.
--- p.17

알함브라 입구에 가니 이른 시간인데도 줄을 선 사람들이 꽤 있다. 입구에 큰 글씨로 ‘라 알함브라’라고 쓰여진 스페인어와 아랍 글자를 보는 순간 가슴이 벅차오른다. “알함브라여! 당신을 보러 마침내 왔노라”고 외치고 싶다. 그 감개무량한 입간판 옆에는 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 빌 비올라(Bill Vilola)의 전시를 알리는 포스터도 같이 붙어 있다.
--- p.60

드디어 기다리던 축제가 시작되고 참 다채로운 행렬이 지나간다.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엄청나게 큰 인형들이다. 매년 주제를 바꾸어 엄격한 심사를 거쳐 선정되는 인형들은 그해의 주요 시사적인 이야기와 세태를 반영한다. 이러한 과정이야말로 니스 카니발의 특징인 인류의 역사와 현실에 대한 비판과 미학적인 시각을 표현하는 것이다. 단지 눈요기에만 그치지 않는 것이다.
--- p.108

대회장 근처를 둘러보노라면 눈에 확 들어오는 차림의 사람들도 있다. 영화 속에서 튀어 나온 듯한 복장과 소품으로 거리를 다니는 이들이다. 그런가 하면 영화제 기간답게 멋진 드레스와 턱시도를 빼입은 사람들도 보인다. 하지만 아쉽게도 코엔 형제나 팀 버튼, 쿠엔틴 타란티노 같은 감독이나 모니카 벨루치, 스칼렛 요한슨, 조니 뎁, 브래드 피트 같은 배우들은 잘 보이지 않는다. 아마 그들을 보려면 영화제 기간 내내 칸을 배회하고 다녀야 할 것 같다.
--- p.124

성당에서 나와서 성 안으로 더 들어가면 나오는 곳이 유명한 황금소로(Golden Lane)다. 이 골목의 본격적인 역사는 체코의 지배자였던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왕가의 마지막 왕 루돌프 2세에서 시작한다. 루돌프 2세는 우울증을 앓아서 항상 기괴하고 신기한 것에 관심이 많았다. 온 몸은 물론이고 얼굴도 털로 몽땅 덮이는 희귀한 병에 걸린 가족(요즘도 가끔 해외토픽란에 나오는 병을 앓는 사람들)을 궁에 머물게 하며 그들의 초상화를 그리게 할 정도였다.
--- p.161

언덕의 꼭대기에는 곳곳에 포탄과 총탄의 흔적이 있는 요새가 스산하다. 19세기 헝가리의 독립전쟁 후에 당시 지배자였던 오스트리아가 도시를 더 잘 감시할 목적으로 지은 곳이다.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이름으로 합스부르크 가에게 지배를 당했던 이들의 고통이 탄흔에서 검게 묻어 나온다.
--- p.184

크라쿠프는 정말 다행스럽게도 오랜 세월, 특히 수많은 유럽 도시들이 파괴된 제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도 거의 원형 그대로 보존되었기에 더욱 문화적인 가치가 높다. 이런 크라쿠프의 중심부에는 이탈리아의 베네치아 산 마르코 광장에 이어 유럽에서 두 번째로 큰 중세시대 광장인 중앙광장이 있다. 시내 중심가의 좁은 골목을 지나서 나타나는 이 광장은 수많은 유럽의 광장 중에서도 우선 그 크기가 장관이다.
--- p.200

물론 현대의 유럽 대륙 전체가 탈종교의 흐름을 걷고 있는 것에 비추어보면, 이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의 역사에서 종교란 그 거룩한 미명하에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불러오기도 하지 않았던가. 그럼에도 여전히 성당이나 교회가 옛 모습 그대로 많이 남아 있는 이탈리아나 스페인 같은 나라도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 p.261

이런 모스크의 흔적 외에도 높은 벽 위에는 비잔틴 시대의 모자이크 성화들이 보인다. 원래 이것들은 오스만 투르크 시대에 유일신 알라를 믿는 이들에게 보이지 않게 하려고 회칠로 지웠다. 그 후 터키 건국의 아버지 케말 파샤가 미술관으로 만들기 위해 그림들을 복원하도록 했다. 그는 분명 선견지명이 있는 인물이었고, 덕분에 후손들이 이 작품들을 보게 되었으니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 p.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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