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화의 역사, 네트워크, 상호영역, 세계체제론, 개별문명, 존 버튼, 거미줄모델, 마누엘카스텔, 동전, 혼조성, 글로컬화, 탈영토화, 초영토성, 통합성, 위계적, 관료적,역사성

2 years ago

닐스 P. 페테르손(Niels P. Petersson)은 현재 독일 콘스탄츠 대학교 역사학과 강사이다. 제국주의와 경제사와 관련한 연구물을 출판해오고 있다.
역자 : 배윤기
역자 배윤기는 현재 부산대학교 한국민족문화연구소 로컬리티의인문학연구단 HK연구교수이다. 전공은 미국 문학과 문화 연구이며, 특히 흑인(노예) 문화, 근대 서구 중심주의, 인종주의 형성 등을 공부해왔다. 최근 언어의 시공간 문제와 연관하여 로컬리티의 위치와 시각 그리고 재현 문제를 비판적으로 연구하고 있으며, 주요 논문으로 〈제주해군기지 건설에 대한 로컬리티-기반의 이해와 로컬리티의 정치〉, 〈경계, 근대적 공간, 그리고 그 너머: 로컬리티 연구에서 로컬리티-기반의 이해와 관련하여〉 등이 있다. 닫기
목차
서문

1 “글로벌화”: 용어의 탐색
2 글로벌화의 차원
3. 1750년까지 세계적 규모의 연계 수립과 발전
4. 1750~1880년: 제국주의, 산업화 그리고 자유 무역
5. 1880~1945년: 글로벌 자본주의와 글로벌 위기
6. 1945~1970년대 중반: 둘로 갈라진 글로벌화
7. 결론


옮긴이의 글: 다른 세계는 어떻게 가능해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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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리티 번역총서〉를 펴내며
출판사 서평
역사학자들이 쓴 ‘글로벌화(globalization)’에 대한 간결하나 대단한 입문서

역사학은 우리가 흔히 통시적인 학문이라고 말한다. 즉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여러 양상을 연구하는 학문이라는 의미다. 따라서 역사학자들의 관심은 항상 우리가 처한 현재의 조건이 어떻게 일어났는지 물어보는 것에 있다. 달리 말하면 역사학자들은 현재의 출현, 역사적으로 상응하는 사례와 전례, 가능한 대안 그리고 선택받지 못한 반향 같은 문제에 관심을 기울인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이 책이 다루고 있는 글로벌화(물론 다르게 번역하는 것도 가능하나 여기에서 역자는 ‘글로벌화’로 통일하고 있다)는 사실 현재 모든 학문적 분야뿐 아니라 일반 대중이 일상생활에서도 쉽게 만날 수 있는 단어임에 틀림없다. 그럼에도 역사학에서 글로발화에 대한 연구는 그동안 정말 미미했다. 이와는 달리 다른 학문들에서는 글로벌화에 대한 다양한 논의들이 존재해왔다. 그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분야는 경제학, 사회학, 정치학, 문화 연구 등이다. 그렇다면 역사학에서 글로벌화에 대한 논의는 어디에서 시작해야 할까? 그것은 이미 언급했듯이 변화에 대한 면밀한 논의에서 시작해야 한다. 이러한 전제에서 이 책은 시작된다.

‘글로벌화’의 용어에 대한 다양한 논지들
이 책을 쓴 두 역사가는 본격적으로 역사학적 견지(시대적인 구분에 따른 전개)에서 논지를 펼치기에 앞서 그 용어에 대해 먼저 탐색한다. 이 용어는 1990년대에 이르러서야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는데 저자들은 “글로벌화라는 용어의 일반적 인기는 그 의미에 대한 심사숙고를 집단적으로 기피하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는 하나의 징후를 넘어선다. 왜냐하면 이 용어는 합당한 현실적 요구를 충족시키는 설명 역량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시대에 맞는 명칭을 제공하기 때문이다”(16쪽)고 설파한다. 따라서 “글로벌화”는 많은 사람이 공유하는 경험의 폭넓은 스펙트럼을 하나의 단어로 요약해준다. 게다가 이 용어의 핵심에는 그것이 사실인 것만큼이나 그 내용적인 사소함이 거듭 증명되기도 하는 이항 대립이 존재한다. 이를테면 서로 멀리 떨어진 곳들이 지속적으로 더 가깝게 연계되면서, 세계는 눈에 띄게 “더 작아지고” 있다. 이와 동시에 세계는 우리의 지평이 전례 없이 넓어졌기 때문에 또한 “더 커지고” 있다. 따라서 금세기에 일어난 이런 변화를 설명할 수 있는 시대정신을 “한 단어”로 총괄하고자 하는 사람이면 누구든 우리가 글로벌화의 시대로 진입했다고 지속적으로 반복하는 확신에 의존하는 방법 말고는 대안을 거의 찾지 못할 것이다.
바로 이 지점이 글로벌화 논쟁에 역사가들이 개입할 필요를 느끼는 대목이다. 그런데 역사기록학(historiography)도 다른 학문 분야에서 그랬던 것처럼 거대 일반화(grand generalization)에 기대어 일정한 시대를 설명해왔다. 이런 개념은 잘 알려진 자유주의나 사회주의 같은 “주의(-ism)"처럼, 예를 들어 합리화, 산업화, 도시화, 관료화, 민주화, 개인화 등의 ”-화(-ization)"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이들 모두가 갖는 공통점은 아주 장기간에 걸쳐서 일어나고, 모든 대륙에서 다양한 형식과 강도로 발생하며, 일찍이 전근대의 역사에서는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변화의 힘을 발휘한다는 점이다. “근대화”라는 메타 개념은 이런 다양한 과정을 단일하고 전체를 포괄하는 하나의 발전으로 통합하려 한다. 따라서 그 용어의 의미 때문에 “글로벌화”는 근대 세계의 거시 과정 중 하나를 설명하는 경우에 적합한 말로서 예정되었다고 여기지기도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까지 나아갈 필요가 없다. 단지 “글로벌화”가 그렇게 중요한 개념이 될지 안 될지 물어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그런 물음 하나만으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낳을 것이고, 역사 편찬의 해석적 목록을 아주 풍성하게 만들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에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갈 것은 있다. 앞에서 언급한 “-화” 중 그 어떤 개념도 사람과 국가와 문명 사이의 연계를 개념화하지 않는 까닭에 글로벌화 같은 개념이 훨씬 더 환영받는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글로벌화”를 정의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요소들은 무엇일까? 그 가운데―글로벌화를 주장하는 사람들 사이에 일정한 합의가 이루어진다면―매우 강력한 요소들을 들면, 첫째는 민족-국가의 중요성에 도전하고, 국가와 시장 사이에 조성된 권력의 균형을 시장 친화적 경향으로 변경시켜간다는 사실인데 여기에서 승자는 다국적 기업이다. 경제 발전과 천연자원에 대한 접근 그리고 특히 각종 세금 제도에 영향을 주는 민족-국가 정부의 능력은 손상되고, 복지 국가의 전망 또한 무너지고 있으며, 그리하여 국가의 정당성이 줄어드는 뚜렷한 경향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상황은 글로벌화를 반대하는 사람들에게는 강한 자에게만 이익을 퍼서 몰아주는 무정부적 상황이 약한 자들에게 가하는 심대한 타격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글로벌화의 두 번째 성격, 이를테면 “문화”라는 항목으로 포괄되는 모든 것에 대한 글로벌화의 영향력에 관한 일반적인 동의 또한 존재한다. 그것은 바로 “문화적 글로벌화란 동질화 과정이라는 사실”이다. 이를테면 전통적인 다양성을 희생하면서 미국 대중문화가 글로벌 차원에서 지배를 구축해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글로벌화에 대항하는 운동과 로컬적인 독특성, 개별성, 정체성 등을 옹호하는 새로운 계기를 제공하는 운동이 출현했다. 이런 글로벌화, 즉 동질화에 반대하는 운동은 자신들의 목표를 더 능률적으로 추구하고 세계 여론의 지지를 위해서라도 동질화를 초래한 바로 신기술을 이용하기도 한다. 이런 현상을 우리는 동질화와 이질화의 동시 발생, 다시 말해 “지방주의의 보편화와 보편주의의 지방화”라는 동반 과정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래서 최근에 우리는 이러한 현상을 의미하는 “글로컬화(glocalization)” 혹은 “혼종성(hybridity)”이라 부르는 것을 목격할 수 있는데 두 문화가 서로 창조적으로 적응한 결과를 뜻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대표적인 두 현상을 두고 많은 학자들은 무엇이라고 말할까? 일군의 학자들은 글로벌화를 시간과 공간의 범주에서 나타나는 하나의 근본적이 변화라고 밝히는데, 그들은 이것을 “시간과 공간의 압축”이라고 명명한다. 그런데 이러한 현상을 창출해낸 가장 중요한 요인은 정보 전달 분야의 향상된 속도에서 찾을 수 있다. 다른 일군의 학자들은 “탈영토화” 혹은 “초영토성”이라고 말하는데, 이는 영토성의 해체와 더불어 공간과 연관된 자주성의 해체를 향해 나아가는 하나의 일정한 경향으로 자유 규제를 내세우는 시장 세력 편에서 국가 규제의 후퇴를 강조하는 해석과 지리적으로 상응한다. 이외에도 글로벌화를 “글로벌 통합성” 개념(글로벌 통합성은 점점 더 많은 사람이 글로벌 맥락에서 일어나고 있는 자신들의 활동과 태도에 관한 지식을 참조해 성찰하는 입장을 취하게 된다는 사실), “네크워크 사회의 출현”의 개념(경제와 정치는 더 이상 위계적이며 관료적인 대규모 방식으로 조직되는 것이 아니라 느슨하게 수평적인 네트워크로 구조화한다는 개념), 글로벌화를 그 자체로 역사적으로 유력한 힘이라는 개념, 다시 말해 글로벌화를 반드시 연속적이지는 않지만 장기간에 걸쳐 진화해가는 과정이 만들어낸 결과라는 개념 등이 있다.
그렇다면 역사가들은 글로벌화를 어떻게 정의해야 할까? 무엇보다도 학자연함과 지나친 애매함 등을 피하면서 역사가들만의 “글로벌화” 개념을 수립하는 것이다. 그와 같은 개념은 이미 정해진 결론이라는 안전한 보호막을 여러 사안에 적용하지 않고 우리가 찾아나갈 과거를 밝혀줄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글로벌화”의 역사학적 근거 찾기
글로벌화란 장기간에 걸친 과정의 상호 작용과 상호 강화를 통해 진행되고 있는 결과이다. 따라서 현재의 우리 자신이 바로 역사적 분석을 요구하는 중요한 문제 한복판에 살아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울리히 벡이 “컨테이너 이론”이라 일컫는 자기 봉쇄적 연구에 따르면, 즉 역사학자 대부분이 여전히 자기 나라 역사에 대한 전문가들이며 그런 역사학자 사이에서 일국적인 사고방식의 변화는 아주 느리게 일어났음에도 일군의 역사가들은 특정 분야에서 글로벌화 역사와 관련하여 유용한 결과물을 생산해왔다고 한다. 그것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국제 무역을 주로 다루는 “세계 경제” 역사는 오랜 세월 동안 경제학, 경제사, 경제지리학 등의 분과 학문이 전개해온 연구 활동의 초점이었다. 둘째, 19세기 후반 이래로 계속 진행되어온 이주 연구(migration research)는 인구학과 사회사의 문제의식과 방법을 결합시킨다. 세 번째는 군사 역사를 포함해 국제 관계사로 그것은 지금까지 대체로 나라들 사이의 상호 관계에 대한 역사였거나, 거대 강국이 할거하던 유럽식 체계 안에서 진행되는 국내적인 발전에 관한 역사였다. 하지만 대륙의 경계를 초월하는 체계 안에서 형성된 관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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