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비라] "18세기 말, 인류의 진보는 끝났다."(H. G. Wells)

3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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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비밀을 들려주는 라디오]

의사결정 모델은 목표가 무엇이냐에 따라 몇 가지로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경영학이나 군사작전을 결정하는 일에 있어서 한 사람이 책임을 지고 이끄는 것이 좋은 결과를 낸다. 물론 용기있고 현명한 사람을 말한다. 여러 명의 책임자가 한데 모여 보았자, 배가 산으로 가기 마련이다. 최소한 재계와 군사계에서 민주적 토의라는 것을 거의 찾기 어렵다. 그들이 위치한 곳은 카오스이기 때문이다. 카오스 안에서 민주주의는 죽음을 의미한다. 민주적 토론은 세상을 잘 읽지 못하는 책임자가 결정을 확정하기 전에 참고하는 방법일 뿐이다.
이것은 세상을 전쟁과 정치로 파악하는 군사학이자 경영학의 기본이다. 만인과 만인이 싸운다는 정글 같은 자본주의 세계에서 이는 상식이다. 민주적인 결정이라는 것은 세상 변화가 없고 사람들이 보수적이며 안팎으로 평화로운 시절에나 가능한 일이다. 모든 결정은 일차적으로 그 사회 시스템이 만들어내기 때문에 시스템이 처한 환경을 고려해야만 민주를 토론할 수 있다.

민주공화정과 자본주의는 민중을 핑계로 한 카오스 속의 독재체제다. A 독재와 싸움에 나서기 위해서 B 독재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의 말이 틀린 것만은 아니다. 찰스 1세와 루이 14세가 말했듯이, 국가를 도덕군자 한 명이 이끎으로서,‘배가 산으로 가지 않는 단일 결정체제’가 국제경쟁에 기반을 둔 자본주의 체제 속에서 살아 남을 길일 수 있다. 재미있게도 자본주의 정글과 같은 경쟁 세계에서 경제개발과 사회복지에 크게 성공한 국가는 우리가 알고 있는 민주주의와 거의 관계없는 정권 시절이었다. 유사한 사례는 빅토리아 여왕의 권위주의 영국, 정경유착적이며 독점 기업의 비니지스 천국 미국, 가부장적인 나폴레옹 3세와 드골의 프랑스, 비스마르크와 히틀러의 계획경제 하의 독일, 자민당 일당독재의 일본, 그리고 개인적 독재체제의 한국과 대만, 싱가폴이 있다. “우상을 숭배하는 유태인 사회가 혐오적 환경에도 불구하고 생명력 있게 살아남은 이유” 라면, 그들의 단결력에 있었다는 장 자크 루소의 판단도 틀린 것이 아니다.

이런 이유로 어떤 사람들은 분배 문제와는 상관없이 경제개발에 있어서는 독재를 잠정적으로 인정하기도 한다. 또 다른 어떤 이들은 독재에도 불구하고 경제개발을 이루었다고 말하기도 한다. 경제를 위해 민주주의를 짓밟았다? 그렇지 않다. 근대 민주주의는 원래부터 자본주의처럼 독단 결정 체제였다. 짓밟힐 민주주의마저도 실은 없엇다. 그러하니 정치도 독재가 어울렸던 체제다. 자본주의 정치 체제는 최소한 국제적으로 전쟁 체제이며, 전쟁은 그것이 금융독재이든, 기업독재이든, 정치독재이든 독재적 마인드에 의해 성공 여부가 결정난다. 이런 전쟁 체제를 인식한 국민이 독단적 결정권을 동의하고 허락해 준 것이며 사람들은 이 자발적인 동의를 민주주의로 착각한 것일 뿐이다.

이런 의미에서 진정 독재를 타도하려면 자본주의 체제를 타도하는 것이 순서이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리 잘 나가 보았자 금융과 기업 독재로 끝없이 떨어지게 마련이다. 그것이 신자유주의가 지난 50년 간 보여주었던 사실이다. 의회, 정당, 대통령, 임기제 모두 하나의 권력이 권력을 스스로 갱신하는 척하면서 권력을 영속하기 위한 수단이었다. 국가를 망가뜨렸음에도, 임기제를 통해 책임을 물지 못하게 만드는 부패 체제다. 책임지지 않는 국정을 만드는 체제다.

* 그렇다고 왕정으로 혹은 독재 체제로 돌아갈까? 천만의 말씀! 하늘에서 떨어진 대안 체제는 없다. 모두 과거로부터 빌려 오는 것이다. 지금까지 알던 민주주의 거짓 타령을 멈추어야 진정한 민주주의를 구상할 수 있다.

* '자본주의는 시장경제가 아니다' 동영상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Mh2QobEx838

* "의회는 민주제가 아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WMCvh5X-SZE

-Soboul A.(1990), 상뀔로트, 이세희 역, 한국: 일월서각
-‘Bismarck and Germany’s pro-Russia lobby‘, The European Council on Foreign Relations, 7 Apr. 2015. https://www.ecfr.eu/
-Tocqueville A. de(1985), 미국의 민주주의(1831), 박지동 역, 한국: 한길사.
-Ries A. & Trout J. (1986), Marketing Warfare, USA: Plume Book
-Pellerin P., 'Anti-rousseauisme et antisémitisme sous l’Occupation', Etudes sur le XVIIIe siècle, v. 40. Belgium: l'Université de Bruxel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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