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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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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어지수
거울 감 어조사 어 그칠 지 물 수
'정지되어 있는 물에 비추어본다'는 말로, 장자 덕충부에 나온다.
노나라에 형벌로 한쪽 발이 잘린 왕태라는 불구자가 있었다. 그는 덕망이 매우 높아서 그를 따라 배우는 이가 공자의 제자와 비슷할 정도였다. 그래서 노나라의 현자 상계(공자의 제자로 보기도 함)가 공자에게
이렇게 물었다.
"왕태는 외발이입니다. [그런데] 그를 따르는 이가 선생님의 제자와 노나라 인구를 나눌 정도입니다. 서서 가르치지도 않고 앉아서 의논하지도 않았는데, 빈 마음으로 찾아가면 꽉 채워서 돌아옵니다. 본래 말 없는 가르침이라는 게 있어서 형체가 없어도 마음이 완성된 사람이 아니겠습니까?이는 어떤 사람입니까?
(王駘, 兀者也, 從之遊者, 與夫子中分魯. 立不敎, 坐不議, 虛而往, 實而歸. 固有不言之敎, 無形而心成者邪? 是何人也?)”
공자는 이 말에 그분은 성인이라면서 스승으로 삼고자 하며 온 천하 사람들을 이끌고 가서 그를 따르고자 한다고 말했다. 상계는 궁금하여 공자에게 왕태라는 사람이 스스로 수양하여 그 마음을 터득하고, 그 마음으로 변함없는 본심을 터득했을 뿐인데, 왜 세상 사람들이 그에게 모여드냐고 재차 물었다.
공자가 말했다.
"사람은 흐르는 물을 거울로 삼지 말고 멈추어 있는 물을 거울로 삼아야 하니, 오직 멈추어 있어야 모든 멈추어 있는 것을 멈추게 할 수 있다."(人莫鑑於流水, 而鑑於止水, 唯止能止衆止)
공자의 말은 '지수, 즉 흐르지 않고 정지되어 가라앉은 물만이 비춤이 가능하듯, 왕태에게 제자들이 달려가는 이유는 그가 사람들을 일부러 불러 모으는 것이 아니라 모여들게 하는 보이지 않는 힘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말하자면 상심(常心)을 얻은 자는 사물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확보할 수 있지 않은가.

그러고 나서 공자는 소나무와 측백나무만이 늘 푸른 것도 바로 정기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며, 순 임금과 같은 성군만이 중생들의 마음을 올바르게(正) 할 수 있다고 하면서 상계와의 문답을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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