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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배 (虛舟)

배로 강을 건널 때
(方舟而濟於河)
빈 배가 떠내려 와서 자기 배에 부딪치면
(有虛船來觸舟)
비록 속 좁은 사람이라도 화를 내지 않는다.
(雖有惼心之人不怒)

그러나 그 배에 한 사람이라도 타고 있다면
(有一人在其上)
즉시 배를 저어 떨어지라고 소리칩니다.
(則呼張歙之)
한 번 소리쳐 말을 듣지 못하면
(一呼而不聞)
다시 소리쳐도 듣지 못하면
(再呼而不聞)
결국 세 번째 소리치게 되고
(於是三呼邪)
반드시 나쁜 소리가 뒤따르게 마련입니다.
(則必以惡聲隨之)

처음에는 화를 내지 않다가
지금 화를 내는 것은
(向也不怒而今也怒)

처음에는 빈 배였고,
지금은 누군가가 타고 있기 때문입니다.
(向也虛而今也實)

이처럼 사람들이
자기를 비우고 세상을 산다면
(人能虛己以遊世)

그 누가 그를 해(害)하겠습니까?
(其孰能害之​)

[출처 : 장자(莊子) 외편(外篇) 산목(山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