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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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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를 통한 이슬람 이해

누구나 예수를 알지만, 예수가 이슬람에서도 존경받는 성자인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는 그리스도교(기독교)가 인구의 주를 이루는 서양에서도 마찬가지다.

이 책 《무슬림 예수》(이슬람, 공존과 평화를 위한 기도)는 이슬람 고전문학(경전과 고전) 속 예수의 말씀과 이야기를 찾아 묶고 해설을 붙인 것이다. 이슬람 고전문학이란, 이슬람 최고 경전인《꾸란》과 무함마드의 말씀을 전승하는《하디스》를 비롯해 예수에 관해 문자와 구전으로 전승되는 내용들을 총 망라한다. 근대 이전 아랍-이슬람 문학에서 예수 어록과 예수에 관한 이야기는 수백 가지도 넘게 등장한다. 이 책에서는 이를 ‘무슬림 복음’이라 칭한다.
저자 타리프 칼리디Tarif Khalidi는 아랍어로 된 무슬림 복음들을 뒤져서 300가지가 넘는 예수의 어록(이야기)를 찾아 소개하며, 어록 하나하나에 해설과 출처를 적어두었다. 원서는 하버드대 출판부에서 나왔다. 타리프 칼리디는 이슬람 역사가로, 그가 쓴 다른 책 《고전시대 아랍의 역사사상Arabic Historical Thought in the Classical Period》은 이슬람 역사를 공부하는 이들에게 유명한 필독서다.

공통점이 많은 두 종교, 예수를 사랑하다
지금은 서로 앙숙처럼 싸우지만 그리스도교와 이슬람, 유대교의 뿌리는 하나다. 발생 순서로는 유대교-그리스도교-이슬람의 차례다. 이슬람과 그리스도교 두 종교 사이는 차이점보다 공통점이 더 많다. 두 종교 모두 유일신(하나님 아버지=알라)을 믿고, 내세를 인정하며, 예언자(천사)가 등장한다. 뛰어난 예언자 아브라함, 모세, 요셉, 다윗으로 전승되는 구조가 같으며, 무엇보다 두 종교 모두 예수를 사랑한다(이슬람에서 예수의 이름은 ‘이사’다). 다만, 그리스도교는 예수를 신격화하여 하나님의 유일한 아들로 보지만, 이슬람은 예언자 중의 한 명으로 본다. 이 책은 예수를 대단히 존경하지만 그 신성神性은 인정하지 않는 종교 전통에서 예수를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였을까 하는 의문에서 시작되었다고도 할 수 있다.

이슬람교를 믿는 신자를 뜻하기도 하는 ‘무슬림’의 의미는 ‘신에게 스스로 헌신하는 자’다. 그런데 한 종교(그리스도교)에서 신으로 여겨지는 예수에게 ‘무슬림’이란 말을 붙이다니, 그 종교의 입장에서 보면 이 책의 제목 《무슬림 예수》는 참 도발적이다. 그러나 다른 종교의 입장에서 보면, ‘무슬림 예수’는 매우 친근하고 당연한 표현이다. 저자가 ‘무슬림 예수’라는 제목으로 책을 묶은 것도 이 때문이 아닐까. 서양인들에게 낯선 예수를 소개하고, 예수를 사랑하는 이슬람을 소개함으로써 두 종교 간 공존을 모색하려는.

[구성]
이 책은 오랜 연구의 결과지만, 학자뿐 아니라《꾸란》과 ‘무슬림 예수’에 관심있는 일반인이 읽기에도 좋다. 크게 두 파트로 나뉘며, 1부에서는 예수 이야기를 둘러싼 역사적·문학적 맥락을 전반적으로 설명한다. 본론이라 할 2부에서는 복음 내용(예수의 말씀과 이야기)을 설명하는데, 연대 순서에 따라 번호를 붙였고, 인용 출처와 저자의 해설을 달았다.

저자는 다음과 같은 점을 특히 강조한다.

1. 이슬람인들은 예수를 특별히 사랑했다.
특히, 무함마드 시절에 나온 전통 중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는 무함마드가 예수와 가깝다는 점을 특별히 강조한다. “무함마드가 승리를 거두고 메카로 입성했을 때, 모든 우상을 파괴하라고 명령한 직후 카바 신전 안에 있는 동정녀 마리아와 아기 예수상을 마주하게 되었다. 그는 망토로 이 상을 덮으며, 이를 제외한 나머지 다른 형상은 모두 부수라고 명했다.” 이는 특별한 존경이 담긴 행위다.

2. 비교종교학의 관점에서 무슬림 예수는 두 종교의 만남을 넘어 공존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무슬림 예수는 하나의 종교가 다른 종교에서 뛰어난 영성을 지닌 이상적 인물을 빌려오며 교리를 확장해나간 특이한 사례다. 저자는 이를 그리스도교가 더 뛰어난 종교였기 때문에 이슬람이 이를 받아들인 게 아니라, 그리스도교의 내용을 충분히 수용할 만큼 이슬람의 체제가 성숙했던 것으로 본다. 그리스도교를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 성장시켜줄 요소로 보고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해 스스로를 풍부하게 했다는 것이다. 이는 종교문화가 어떻게 총체적으로 서로 영향을 주고받아 공존할 방법을 배우는지 보여준다.

3. 공존과 평화
무슬림 복음에 나오는 이슬람 예수는 탁월한 종교적 인물이며, 거의 자연스럽게 두 종교의 환경을 넘어선다. “한 종교는 그를 크게 키워주었고, 또 한 종교는 그를 자기 종교 안으로 받아들였다.”
오늘날 여전히 그리스도교와 이슬람교 사이에 갈등이 첨예하다. 저자에 따르면, 이런 시대에 우리가 ‘무슬림 예수’를 만나는 일은 “그리스도교와 이슬람교 양 극단처럼 보이는 이들이 서로에게 훨씬 더 열려있었고 서로의 신앙고백을 더 잘 알고 있었던, 그리고 보다 더 서로를 신뢰 했던 시대와 전통을 기억하는 일”이다.

“무슬림 전승에서 예수는 그들이 매우 헌신하고 사랑하는 경외의 대상이다. 그는 《꾸란》에서 말하는 예언자 직분을 수행하면서 이슬람 전통 안으로 성큼 들어서서, 논쟁을 끝내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생생하고 살아있는 도덕적 목소리가 되었다.”

발간 의의: 혐오를 넘어 공존으로

우리 사회에는 이슬람, 난민 등 낯선 문화에 대한 혐오가 만연해있다. 그런데 제대로 알려고 노력은 거의 없다. 이슬람에 관해서는 서양 언론을 통해 접한 서구의 시각을 마치 우리의 올바른 시각으로 믿고 있는 경우도 많다. 전세계 이슬람은 57개 국가에 인구 17억에 달한다. 이유도 없이, 알지도 못하면서 이슬람을 적대하고 있는 건 아닐까.
이 책은 이슬람 속 예수의 이야기와 말씀을 자세하게 알려주어 이슬람에 대한 독자의 이해를 이끌어낸다. 인류 보편의 선으로 예수를 생각해보고, 서로 다른 두 문화의 공존, 나아가 인류의 평화에 관해 돌아보게 한다. 또한 작게는 이슬람, 넓게는 ‘서로 다름’에 대한 각종 혐오에 맞서 ‘공존’을 대한 인식하고, 우리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는 작은 마중물이 될 것이다.

“《무슬림 예수》는 대단히 시의적절하고 매력적이다. 이 어록은, 그리스도교와 이 슬람을 묶어주는 연결고리가 우리가 대부분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깊고 복합 적이며, 매우 복잡하게 짜여져 있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 윌리엄 댈림플, 《가디언지》

“《무슬림 예수》는 이슬람에 대한 그리스도인들의 무지를 털어버리는 데에 일조 한다.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은 이슬람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고, 서구 문명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인 나자렛 예수를 다른 전통에서는 어떻게 보고 있는지를 알 수 있게 된다.”
- 래리 B. 스태머, 《로스엔젤레스 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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