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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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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불평등 #경제위기 #금융자본주의 #재정정책
왜 경제 불평등에는 백신도, 치료제도 없는가?
코로나 이후 (국가독점)자본주의를 해부하다!
2020년 코로나19는 전 세계를 뒤흔들었다. 팬데믹이 극심해지자 마스크는 일상이 되었고, 수많은 사람이 일자리를 잃었으며, 일부 업종은 반등을 기대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위기를 겪었다. 급변하는 정세 속에 각국 정부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재정지출 확대로 위기 극복에 나섰고, 부도 위기에 처한 기업에 유동성을 공급하거나 국민에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것은 ‘당연’한 조치가 되었다.

영국에서 주목받는 경제 저널리스트이자 《코로나 크래시》의 저자인 그레이스 블레이클리는 ‘당연’한 과정에 주목해 금융자본주의를 분석한다. 저자는 2008년 금융 위기에서부터 2020년 ‘코로나 크래시’에 이르기까지 기업과 정부의 끈끈한 관계에 방점을 두고, 1980년대 ‘사회구성체 논쟁’의 뜨거운 화두였던 국가독점자본주의 이론으로 글로벌 불평등을 재조명한다. 어째서 ‘경제모순’은 자연스러운 흐름이 되었는가? ‘당연’하게 여겨졌던 것에 ‘왜’를 제기하며 사태를 분석하는 저자의 날카로운 시선에서 경제위기를 마주하는 새로운 관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서문

1장 금융자본주의 최후의 날
‘만드는 자’와 ‘거저먹는 자’
찬란한 금융 주도 성장의 민낯
2008년 금융 위기와 자본주의의 배신

2장 국가독점자본주의로의 진입
‘독점-금융’ 혼종의 탄생
영원히 국가에 의존하는 자본
21세기 독점자본은 곧 빅테크 기업
비민주적이고 비합리적인 계획 경제

3장 새로운 제국주의
북반구와 남반구의 자본 불균형
외채 위기의 늪에 빠진 잠비아와 아르헨티나
채무 이행과 기후 위기, 양자택일의 딜레마
남반구 국가에 지금 가장 필요한 것

4장 재건
모든 경제 문제는 곧 정치의 문제
누구의 이익을 위한 계획인가
유일한 해결책은 전 지구적 그린 뉴딜
‘국가를 위한 재정 긴축’이라는 거짓말
긴축 비판을 넘어 대중의 민주적 계획으로

옮긴이 해제 팬데믹과 기후 위기 시대, 인류의 선택

책 속으로
전례 없는 공공정책 화력을 퍼부으며 각국의 중앙은행과 재무부가 조성한 수조 달러 상당의 대출과 보조금,
보증은 금융시장의 패닉을 일부 가라앉혔지만 문제를 해소하지는 못했다. 사실 오래된 상환 불능 부채 위에 새로운 부채를 쌓는 행위는 그저 언젠가는 닥칠 결산을 다른 날로 미루는 것에 불과하다. _【서문】 18p

취약한 실물 경제와 호황을 누리는 자산시장 사이의 간극에서 산더미 같은 부채가 생겨났다. 지구 경제는 금융 위기 직전보다 몇 배나 더 많은 과잉 부채(약 244조 달러)와 마주하고 있었다. 특히 미국과 영국에서는 양적 완화와 저금리 때문에 기업 부채가 급증했다. 부채 증가와 더불어 양적 완화에 따른 자산 가격의 지속적 상승이 기존의 불평등을 악화시켰고, 시스템 전체를 파괴의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지구화에 대한 반발을 유발했다. 소득은 낮고 저축은 고갈됐으며 부채 수준은 높은 상황에서 경기순환의 평범한 변화만으로도 북반구 전역의 가정이 엄청난 경제적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바로 이런 난세에 2020년 벽두부터 코로나19 위기가 다가왔던 것이다. _ 【1장 금융자본주의 최후의 날】 45~46p

일부 애널리스트는 빅테크 기업들에서 새로운 거품이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른 이들은 테크 기업들의 사업 모델이 강력하기에 주식 가치가 지금처럼 높게 평가될만하다고 주장했다. 제3의 설명도 있다. 위기조차 빅테크 기업들을 흔들 수 없음이 분명해 보이고 이들의 주가가 높은 것은 기업의 사업 모델이 지닌 강점이 아니라 시장 지배력 때문이라는 것이다. 투자자들이 아마존 같은 회사들에 돈을 쌓아놓는 것은 합리적 행동이었다. 투자자들은 그저 이들이 인류사에서 가장 강력한 독점기업들 중 하나로 급성장하고 있음을 알고 있었기에 투자한 것뿐이다. _ 【2장 국가독점자본주의로의 진입】 57~58p

오늘날 우리가 ‘지구화’라고 부르는 바는 레닌이 약 100년 전에 분석한 제국주의 과정과 공통점이 있다. 금융가들은 국내에 투자하기보다는 독점기업들이 축적한 자본을 아직 자본주의가 완전히 정착하지 않은 지구 경제 주변부로 유출하는 데 일조하려 한다. 국가독점자본주의하에서 경쟁은 사라지지 않고 초거대기업들은 결코 하나로 완전히 통합하지는 않는다. 대신 이들은 단순히 국내 수준이 아니라 지구 수준에서 다른 초거대기업들과 제한된 형태의 경쟁을 계속 벌이며, 국내 자본이 확장해나갈 새 시장을 확보하기 위해 국가 간 경쟁을 벌이는 각국 정부가 이들을 지원한다. _ 【3장 새로운 제국주의】 75p

여기에서 이런 질문이 제기된다. 우리가 이미 계획 경제 속에 살고 있다면 결정권자들은 감시받지 않아도 된다는 말인가? 우리의 삶을 좌우하는 계획이 민주적으로 결정되지 않아도 되는가? 위기에서 비롯된 지구자본주의의 독점화는 이러한 권력과 소유의 질문을 대중적 토론의 핵심 쟁점으로 부상시킬 것이다. 그러나 전 지구적 독점기업들과 이들을 뒷받침하는 제국주의 국가들은 그들에 대한 싸움 없이는 권력을 포기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_ 【4장 재건】 100~101p 닫기
출판사 서평
아마존, 알파벳, 테슬라, 마이크로소프트 …
빅테크 기업이 팬데믹에서 살아남은 이유

경제 전반을 차단하는 ‘대봉쇄’ 속에 수많은 자영업자가 가게를 닫고 노동자는 자리를 잃었지만, 애플과 테슬라의 주가는 ‘믿고 투자하는 우상향’의 표본이 되었고 아마존은 수십만 명을 임시직으로 채용할 정도로 호황을 누렸다. 물론 이들 빅테크 기업의 사업 모델이 바이러스의 충격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롭고, 사회적 거리두기로부터 덕을 보기까지 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이들의 성공은 그저 ‘코로나 특수’ 덕이 아니다. 블레이클리는 세계 경제를 지배한 ‘빅테크’ 기업의 이면에 부의 불평등을 가속한 금융자본주의와 기업의 독점적 지위를 지켜준 국가가 있었다고 분석한다.
1장에서는 2008년 미국발 금융 위기에서 시작해 금융자본주의의 명과 암을 조명한다. 금융부문의 급격한 성장은 유례없는 ‘추출적’ 방식으로 자본주의 경제를 발전시켰고 결국 2008년 금융 위기에서 거품이 터지고 만다. 저자는 당시 경제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개입하는 과정에서 노동자와 일부 책임감 있는 기업을 희생시켜 극소수 엘리트를 살려냈다고 말하며, 부의 불평등을 심화시킨 금융자본주의의 그림자를 들여다본다.
2장에서는 ‘금융-독점’ 모델을 통해 빅테크 기업의 성장 기반을 들여다보고 무차별적 성장의 문제점을 파헤친다. 경제위기에서 정부와 금융가는 위기 구제를 이유로 규모가 큰 기업에 자금을 몰아주게 되며, 이 과정에서 대기업은 더 작은 기업을 흡수하며 성장하고 시장 지배력을 확장하며 독점기업 지위에 오르게 된다. 저자는 이러한 흡수의 과정을 ‘금융-독점’ 모델로 정의하고 이것이 빅테크 기업의 성장 기반이었다고 말한다. 이처럼 독점자본이 더욱 강력한 지배력을 얻고 이를 관리하는 국가의 힘 역시 강력해지는 현상을 저자는 ‘국가독점자본주의’ 개념을 다시 꺼내 들어 분석한다.

‘국가 vs. 시장’이 끝나고 시작된 ‘국가 and 시장’
팬데믹에서 다시 드러난 국가독점자본주의!

국가독점자본주의란 마르크스 경제학에서 말하는 자본주의 발전 단계의 최후 과정으로, 자본주의가 발전할수록 국가와 독점자본이 하나가 되면서 국가의 노골적인 개입으로 독점자본의 권력이 더욱 강력해진다는 이론이다. 독점자본이 노동자 수탈을 강화하고 그 수탈을 보장하기 위해 국가와 결탁하거나 완전히 국가권력을 종속하는 그 국가독점자본주의가 팬데믹을 지나면서 다시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이 책에서는 코로나19 위기를 지나면서 시장 지상주의의 균행재정론이 무너지면서, 그동안 최소한의 역할만을 수행했던 국가의 입지가 넓어졌다고 말한다. 이에 대표적인 예시가 팬데믹으로 큰 타격을 입은 항공업계이며, 저자의 분석에 따르면 국가의 확장적 재정정책은 국가와 독점자본이 더욱 공공연하게 일체화되는 국가독점자본주의의 전면화일 뿐이다. 결국 ‘보이지 않는 손’을 중시한 신자유주의가 결국 그들의 리스크를 ‘너무도 크게 보이는 손’인 국가에 의존하게 됐다는 저자의 분석은 지금껏 자본주의 논리 아래 시장의 힘을 믿어 온 독자에게 탁월한 시사점을 선사한다.
3장에서는 이러한 국가독점자본주의를 국가 내부의 자본가와 노동자만의 투쟁이 아닌 지구 전체 북반구(선진국)와 남반구(개발도상국)의 투쟁으로 확장하면서 세계 경제 불평등 문제를 조명한다. 저자는 새로운 제국주의 체제 아래 자본주의가 남반구 국가들에게 회생의 기회를 줬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북반구의 ‘추출’ 수단에 지나지 않았다고 말한다. 이에 더해 글로벌 기후 위기의 원인과 책임을 물으며, 이들의 문제를 단순히 특정 국가의 문제가 아닌 우리가 모두 짊어져야 할 문제로 환기한다. 국가독점자본주의의 민낯이 드러난 지금, 그렇다면 어떻게 다시 우리의 몫과 일상을 되찾을 수 있을까?

세상을 바꾸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글로벌 그린 뉴딜과 대중의 민주적 참여

4장에서는 자본주의가 초래한 3중 위기(국내 불평등, 국외 북반구-남반구 불평등, 기후 위기)의 해결책 중 하나로 ‘글로벌 그린 뉴딜’을 제시한다. ‘그린’과 ‘뉴딜’ 모두 신선한 대책은 아니다. 하지만 이 책에서 설명하는 ‘그린 뉴딜’의 핵심은 ‘긴축이냐 아니냐’가 아닌 ‘누구를 위한 정책이냐’에 있다.
저자는 전 지구가 마주한 기후 위기에 북반구와 남반구 모두 나서되 그 책임의 무게는 국가마다 다르게 적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세계 경제 불평등에 대한 북반구 국가의 문제 인식을 촉구한다. 또한, 자본과 노동의 권력 관계를 뒤집고 민주적이지도 합리적이지도 않은 국가 계획이 아닌 대중의 자발적인 민주적 계획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이 책은 너무도 ‘당연’했던 자본주의의 메커니즘을 되짚어보면서 코로나 이후의 자본주의를 그려볼 기회를 선사한다. 그리고 지금과 같은 경제 공황에 마주했을 때 우리의 목소리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탁월한 지침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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